단계는 줄이고 효과는 그대로… ‘올인원 화장품’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7일 03시 00분


■ 업계, 불황 넘는 다이어트 제품 봇물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면서 여러 화장품의 기능을 통합한 ‘올인원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리따움의 ‘동안 올인원 크림’, 키엘의 ‘수퍼 스마트 크림’, 엔프라니의 ‘래디언스 글로우 롤러 CC’, 후의 ‘명의향 올인원 트리트먼트’. 각 업체 제공
실속파 소비자들이 늘면서 여러 화장품의 기능을 통합한 ‘올인원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리따움의 ‘동안 올인원 크림’, 키엘의 ‘수퍼 스마트 크림’, 엔프라니의 ‘래디언스 글로우 롤러 CC’, 후의 ‘명의향 올인원 트리트먼트’. 각 업체 제공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브랜드 ‘아리따움’ 제품을 개발하는 담당자들은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에 촉각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능에 따라 가장 많은 종류의 화장품을 사용해온 한국의 여성 소비자들이 ‘가치소비’ 성향을 뚜렷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리따움 측은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다양한 기능을 한데 모은 ‘올인원(all in one)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라고 설명했다.

아리따움 측은 불황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화장품 가짓수를 줄이는 ‘화장품 다이어트’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최근 스킨, 에센스, 로션, 크림, 프라이머 등 5가지 기능을 통합한 ‘동안 올인원 크림’을 선보였다.

아리따움 강남역점 관계자는 “비용뿐 아니라 시간절약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회사원, 대학생 등 젊은 층이 특히 ‘올인원’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CJ그룹의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이 젊은 남성들을 타깃으로 스킨, 로션, 크림 등의 기능을 통합해 8월 말 내놓은 ‘XTM 스타일 옴므 멀티-플레이어 올인원’은 출시 첫 달부터 올리브영 내 남성 화장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화장품 업계는 이런 통합 스킨케어 제품의 인기가 ‘립스틱처럼 가격은 싸지만 작은 변화를 주기 좋은 화장품 매출이 불황기에 증가한다’는 ‘립스틱 효과’와 같은 맥락에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화장품 종류는 줄이되 효과는 모두 누리고 싶은 실속파 소비자들이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늘었다는 분석이다.

올인원 화장품 트렌드의 인기는 일본에서 먼저 시작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 경기가 침체되자 일본에서는 ‘올인원’ 화장품들을 잇따라 선보였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올인원 타입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485억 엔(약 5343억 원)이었다. 올해에는 500억 엔(약 5508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의 올인원 화장품 시장이 올가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중저가 브랜드뿐 아니라 고급 제품군에서도 올인원 제품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후 명의향 올인원 트리트먼트’는 시장에 선보인 지 3개월 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고 백화점, 면세점 등 전 유통채널에서 ‘완판’ 기록을 세웠다.

수입 브랜드 역시 불황기 효자 상품으로 올인원 제품을 밀고 있다. 로레알그룹의 ‘키엘’이 지난달 5가지 기능을 통합해 내놓은 ‘수퍼 스마트 크림’은 일시적으로 품절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올인원 트렌드는 별도로 판매되던 화장 도구와 화장품이 결합된 제품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엔프라니의 ‘래디언스 글로우 롤러 CC’는 CC크림 제품 배출구에 작은 롤러를 달아 피부에 밀착시키며 쉽게 펴 바를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올인원 화장품#다이어트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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