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기자의 핫플레이스] 실수요 몰리는 ‘미사강변도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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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기집 신발주머니 8000개 금세 동나

본보 김준일 기자가 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하남 미사 푸르지오’ 본보기집에서 한철희 분양소장에게 미사강변도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미사강변도시의 첫 민간 분양아파트의 본보기집에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3일간 7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본보 김준일 기자가 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하남 미사 푸르지오’ 본보기집에서 한철희 분양소장에게 미사강변도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미사강변도시의 첫 민간 분양아파트의 본보기집에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3일간 7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지난달 ‘하반기 분양받고 싶은 아파트’를 묻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수요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서울에서는 송파구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아파트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의 두 아파트가 2, 3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동안 미사강변도시는 인근 위례신도시에 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뛰어난 입지조건과 저렴한 분양가가 실수요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어떨까요. 그래서 찾아가봤습니다.

4일 송파구 장지동 ‘하남 미사 푸르지오’ 본보기집 앞에는 이동식 중개업소 ‘떴다방’ 직원 30여 명이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미사강변도시의 첫 민간 분양 아파트입니다. 위례신도시의 두 ‘푸르지오’ 아파트 본보기집도 함께 있어서 어느 곳보다 수요자들의 발길이 몰렸습니다.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어 보였습니다. 신발주머니를 3000개 준비했지만 모자라 까만 비닐봉지를 5000개 더 준비했는데도 이내 동났습니다. 아르바이트생도 150명에서 200명으로 늘렸지만 일손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에는 속으로 ‘다들 위례신도시 아파트를 보러 온 사람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본보기집 내에 있는 유닛(실제 아파트와 꼭 같이 꾸민 실내) 줄을 보니 미사강변도시 푸르지오에 몰려 있더군요. 이날은 20분 정도 기다리면 됐지만 처음 본보기집 문을 열었을 때는 2시간 반을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한철희 분양사무소장은 “당연히 위례에 관심이 클 것으로 생각했는데 방문객을 보니 의외로 하남 미사지역에 관심을 더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비 신부과 함께 온 박성욱 씨(34)는 “요즘 아파트 값으로는 한강과 가까운 곳에 살기 어려운데 이곳은 지금 가진 돈으로 계약할 수 있을 것 같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강변도시는 2009년 그린벨트를 해제한 지역이라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입니다. 미사(美砂)라는 이름 자체가 ‘모래가 물결치듯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미사리 하면 ‘카페’가 연상될 정도로 예전에는 놀러 가는 곳이었지만 평촌신도시(511만 m²)보다 넓은 546만 m² 대지에 생태순환도시가 건설되면서 ‘강호한정(江湖閑情)’을 꿈꾸는 주택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자연환경만으로 사람들이 몰린 것은 아닙니다. 이곳은 길 하나를 두고 서울 강동구와 마주하고 있는 ‘준강남권’입니다. 대지와 접해 있는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면 잠실까지 10분 남짓이면 갈 수 있고 물량도 대부분 중소형이라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은퇴 후 집을 줄이면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노부부들의 관심도 많다고 합니다. 여기에 정부가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을 줄인다고 발표하면서 앞으로 수도권에 저렴한 아파트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수요자들의 심리도 한몫했습니다.

이번 주 본보기집 개장을 앞둔 ‘하남 미사 동원로얄듀크’ 분양사무소에는 개장 전인데도 하루에 100통 가까이 전화가 걸려오고 있습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교통환경과 자연환경이 좋다는 기존 장점에 유니온스퀘어 등 인근에 개발 호재가 많아 여러 면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지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사강변도시가 숨겨진 알짜 지역에서 위례만큼 ‘폭발적인’ 분양시장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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