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법정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한글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브랜드나 제품 특성과 연결시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금호타이어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기업브랜드 TV 광고인 ‘세종대왕’ 편을 내보내고 있다. 한글을 새긴 대형 타이어가 굴러가면서 글자가 판화처럼 바닥에 찍히는 장면을 연출한 광고다. 바닥에 새겨진 문구는 ‘우리나라의 길과 기후, 사람들의 성격이 다른 나라와 다르므로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타이어를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나랏말싸미 듕귁(中國)에 달아∼’라는 훈민정음 서문의 첫 문장을 패러디한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한글날을 맞아 이 광고를 활용한 소비자 대상 이벤트도 마련했다. 8일부터 10일까지 금호타이어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Kumhotires)에 ‘세종대왕’ 편 메이킹 필름을 공개하고 페이스북 ‘공유’ 기능을 통해 지인들에게 이벤트 사실을 알린 사람 중 500명을 추첨으로 뽑아 문화상품권을 준다. 이벤트 당첨자는 14일 발표한다. 주경태 금호타이어 마케팅담당 상무는 “세계적으로도 우수성이 검증된 ‘한글’이라는 콘텐츠는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훌륭한 소재”라며 “금호타이어의 광고나 이벤트가 거꾸로 한글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3월부터 ‘LTE 무한능력 눝’ 광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눝’은 LTE(롱텀에볼루션)의 알파벳 L, T, E를 세로로 조합한 글자다. 이 광고는 어려운 첨단 기술을 친숙한 한글로 표현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좀 더 편하게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눝’은 8월 열린 부산국제광고제에서 ‘뉴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로 선정됐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한글날을 전후해 제주 서귀포시와 전남 여수시에 있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한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9∼13일 ‘한글이름 고객 어서 오세요’ 행사를 열고 우리말 이름을 가진 고객의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또 우리말 이름을 가진 사람과 같이 온 사람은 4명까지 입장료를 20% 깎아줄 예정이다.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8∼10일 매일 오후 12시 반과 3시 반에 수족관에서 공연하는 잠수부의 몸짓을 보고 우리말로 된 물고기의 이름을 맞히는 ‘한글사랑 이벤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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