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가 장기간 침체를 보이는 데다 동양그룹 법정관리 사태 등 악재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주식 거래와 채권 거래가 동시에 부진을 겪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량이 떨어질 경우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 거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같은 공식이 깨진 것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하루 평균 주식 거래량은 6억6704만 주, 거래 대금은 5조6903억 원이었다. 거래량 기준으로는 2006년 3분기(6억6070만 주),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2007년 1분기(4조9050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권 거래도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하루 평균 채권 거래대금은 27조31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25조5177억 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의 경우 증시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상황이 오래 이어지면서 거래 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 수요가 채권으로 옮겨가지 못했다. 최근 웅진, STX, 동양 등 중소형 그룹의 부도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채권이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커진 것도 채권 거래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전문가들은 주가지수나 채권 금리가 크게 변할 가능성이 없어 이 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증시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없다”며 주식거래가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국제 통화정책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채권 금리도 현재 수준에서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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