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에너지총회는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절호의 기회입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61·사진)은 ‘제22회 세계에너지총회’를 앞두고 8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세계 경제위기, 에너지산업 재편, 중동 정세 불안정 등 현안이 많아 이번 회의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에너지총회는 13∼17일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에서 열린다. 김 회장은 총회 폐막일인 17일 세계에너지협의회(WEC) 공동의장에 취임한다.
김 회장은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약 97%로 세계적으로도 에너지 안보가 취약한 나라”라며 “국내 에너지 수요가 과도하게 석유 중심인 데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80%를 넘어 국제 정세에 항상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WEC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에너지지속가능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국가 에너지 안보’ 부문에서 조사 대상 90개국 중 61위였다. 김 회장은 “전통적인 에너지 시장에서 한국은 자원이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며 “에너지 안보를 보강하려면 화석연료 이후 다가올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개척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EC는 1923년 24개국 전력 분야 공학자들이 영국 런던에 모여 설립한 국제에너지기구로 세계 92개국의 정부기관과 기업, 대학 등이 참여하고 있다. WEC는 3년마다 각국 정부 각료들과 대형 에너지기업 대표들이 참가하는 에너지총회를 열고 현안을 논의한다. 아시아 국가에서 총회가 열리는 것은 1995년 일본 도쿄 이후 처음이다.
김 회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에도 국제 무대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대구 총회를 계기로 아시아 국가들의 참여가 확대돼 세계 에너지 불균형 문제가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에너지총회에서는 ‘내일의 에너지를 위한 오늘의 행동’이라는 주제 아래 미래 에너지원 확보, 전 세계 인구 40%가 겪는 에너지 빈곤문제 해결,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해소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113개국 7000여 명의 정부 및 민간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이번 총회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칼리드 알팔리 아람코 총재 등 산유국 유력 인사들이 대거 참가한다. 김 회장은 “석유 소비국과 생산국이 함께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미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일보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7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압둘라 바드리 사무총장을 만나 중동 국가의 참여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3년간 WEC 공동의장으로 일한 뒤 별도의 선출 절차 없이 3년간 단독의장을 맡게 된다. 그는 “WEC는 에너지 분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수출국과 수입국 모두를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며 “앞으로 6년 동안 각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항들에 대해 가장 건설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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