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자유자재로 휘거나 감을 수 있는 미래형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이미 개발된 만큼 두루마리 형태로 둘둘 말거나 종이처럼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머지않아 등장하는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디자인 혁신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8일 배터리 위에 배터리를 쌓는 ‘계단형 전지’와 휘어진 형태의 ‘곡면형 전지’를 개발해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또 감거나 매듭을 묶을 수 있는 ‘선형 전지’도 개발을 마쳤으며 2018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계단형 전지는 큰 전지 위에 작은 전지가 올려져 있는 2단 이상의 계단 구조 일체형 배터리다. 7월부터 중국 난징(南京)공장에서 2단 전지를 생산해 LG전자 스마트폰 ‘G2’의 해외용 제품에 장착되고 있다.
계단형 전지는 기존 직사각형 형태에서 탈피해 제품 도안에 최적화된 맞춤형 전지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뒷면을 곡선형으로 제작하는 스마트폰은 일반적인 직사각형 전지를 넣게 되면 곡면 부위에 활용할 수 없는 공간이 생긴다. 하지만 계단형 전지를 활용하면 이 공간을 줄일 수 있어 상대적으로 더 큰 용량의 전지를 사용할 수 있다.
해외용 ‘G2’에 현재 장착되고 있는 계단형 전지는 2590mAh 직사각형 전지 위에 410mAh짜리 작은 직사각형 전지를 얹은 형태로 총 용량은 3000mAh다. 국내용 G2에 적용된 직사각형 전지(2610mAh)보다 전지 용량이 15%가량 크다. 이에 따라 배터리 사용시간이 3시간가량 길다. LG화학은 앞으로 발주 회사의 요구에 맞춰 3단, 4단 전지도 생산할 계획이다.
곡면형 전지는 곡면 형태 기기용으로 개발됐다. LG화학 관계자는 “휜 형태에서도 발열이나 수축, 팽창이 적어 성능과 안전성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10월 초부터 중국 난징공장에서 생산해 LG전자에 납품하기 시작한 곡면형 전지는 11월 출시 예정인 LG전자의 차세대 곡면형 스마트폰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선 모양의 선형 전지는 자유자재로 휘는 것은 물론이고 감거나 매듭을 묶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전력 설계로 장시간 써도 발열이 적고 방수 기능도 있어 목걸이나 시곗줄 등 어떤 형태의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LG화학만의 독자 기술로 세상에 없던 전지를 개발해 미래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해외 정보통신 업체들로부터 문의와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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