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화석연료,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본격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1일 03시 00분


미래 에너지 전략의 핵심은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원을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가 있다.

화석연료가 고갈되면서 스마트그리드의 기술 경쟁력 확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2005년부터 배전지능화 시스템 개발 등 전력 정보기술(IT) 10대 과제를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등 미래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진작부터 준비해왔다. 현재 배전지능화 시스템은 배전선로가 고장 났을 때 정전구간을 자동 복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면 환경 문제와 전력 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스마트그리드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재편성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이 구축되면 기업이나 가정 등 전력 소비자들은 전력관리시스템을 통해 전기사용 행태와 전기요금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받는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고 공급자는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이 낮은 시간대에 전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전력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를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스마트그리드 기술로 개발된 연료전지 같은 분산형 전원을 구입해 전기요금이 낮은 심야시간대에 전기자동차를 충전할 수 있다. 또 자동차 주행에 사용하고 남은 전력은 주간시간대에 전력회사에 판매할 수도 있다.

한전은 그동안 개발했던 기술과 시스템을 시범 적용한 제주 실증사업을 5월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스마트그리드 시대를 열었다.

제주 실증사업은 국내 첫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 사업으로 2008년 12월 시작됐다. 정부는 세계에서 스마트그리드 분야를 선점한다는 목표로 약 2400억 원을 투자해 제주 구좌읍 약 6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증단지를 구축했다. 스마트그리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제 서비스와 연계 서비스를 발굴하는 게 초점이었다.

한전은 제주 실증사업을 통해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서비스 경험을 쌓은 IT서비스 업체들과 공동으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반기에는 실증사업을 통해 연구해온 신재생에너지, 전력저장장치(ESS),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을 도입한 스마트빌딩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실증단지 내에서만 적용된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실전에 적용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한전은 스마트빌딩 구축사업을 통해 검증된 기술을 한전 사옥과 협력업체 공장 등에 도입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그리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방향인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 부각되면서 사업 추진에 힘을 받고 있다.

한전은 우선 스마트그리드 기능을 구현하는데 핵심 인프라인 지능형전력계량인프라(AMI)와 ESS의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AMI 전담반을 구성해 2016년 1000만 가구, 2020년 2194만 가구를 목표로 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용량 ESS의 본격적인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를 도입하는 민간 기업이 늘고 있어 한전은 정부와 공동으로 스마트그리드를 활성화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민간기업의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유인책과 법과 제도적 장치를 확보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한전은 전력 IT 과제 추진, 제주 실증사업을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향후 선진화된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해 대규모 해상풍력 계통연계기술, 효율적인 전력저장장치 운영기술 등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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