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국민검사 청구 첫 수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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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전담반 꾸려 600명 피해 조사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투자 피해자들이 요청한 국민검사 청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금감원은 전담검사반을 꾸려 검사 신청자의 피해사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15일 국민검사청구 심의위원회를 열고 동양그룹 투자 피해자 600여 명이 제기한 국민검사 청구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검사 청구제는 일반 국민들이 직접 금감원에 검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성인 200명 이상이 검사를 청구하면 심의를 거쳐 금융회사의 위법·부당행위 여부를 따진다. 올 5월 도입된 제도로 금감원이 청구를 받아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일단 검사 청구자 600여 명의 사례를 전수 조사해 피해 규모 및 유형을 가릴 계획이다. 이들의 피해를 검사하다 보면 동양 채권 투자자들의 피해 유형과 비중을 알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미 동양그룹 계열 금융회사에 대한 특별검사가 이뤄지고 있고 검찰이 수사를 시작한 터라 국민검사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금감원도 당초 이런 이유로 국민검사에 소극적이었지만 국민들의 관심이 워낙 집중돼 청구를 받아들이게 됐다.

한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이혜경 그룹 부회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등은 올 6월과 9월 4차례에 걸쳐 최수현 금감원장을 만나 “KDB산업은행을 통해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당시 동양그룹 측에 “투자자 한 사람이라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고 오너 일가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면 지원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동양그룹 계열사 5곳이 법정관리 신청을 했으므로 최 원장의 ‘조건부 지원 검토’ 입장은 없던 일이 됐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금융감독원#동양그룹#국민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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