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를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벤처와 창업을 내세우고 있는 정부가 민간과 함께 성장사다리 펀드, 미래창조 펀드, 후배육성 펀드 등 정책펀드들을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새로 조성돼 벤처 생태계에 지원될 돈만 7조 원이 넘는다.
15일 정부와 벤처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정부가 이미 결성했거나 계획을 밝힌 벤처·창업 정책펀드의 규모를 합치면 7조2500억 원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금융위원회가 만든 성장사다리 펀드다. 총 6조 원 가운데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에서 1조8500억 원을 내고 나머지는 순수 민간자금으로 채운다. 8월부터 3년간 창업과 성장, 인수합병(M&A), 재기 등 벤처 생태계 전 과정에 투자한다. 최근에는 성장사다리 펀드 중 우선 6000억 원을 할당한 스타트업 펀드 운용사 5곳을 선정했다.
벤처·창업정책의 주무 기관인 중소기업청도 관련 펀드를 쏟아내고 있다. 중기청은 8월 6000억 원 규모의 미래창조 펀드와 2억1000만 달러(약 2247억 원) 규모의 외자유치 벤처 펀드를 출범시켰다. 미래창조 펀드는 모태펀드와 정책금융공사 외에 네오위즈, 다우기술, 네이버 등 ‘선배 벤처기업’과 두산, 코오롱 등 대기업들이 출자해 초기 기업과 중견기업에 투자한다. 외자유치 벤처펀드는 67% 이상을 해외진출 기업에 투자한다.
중기청은 또 후배육성 펀드 1000억 원을 포함해 연내 2200억 원 규모의 창업초기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후배육성 펀드는 현재까지 카카오와 스마일게이트가 참여해 600억 원을 조성했다. 내년에는 해외진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펀드도 150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미래부는 7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창업한 지 3년이 안 된 우수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웨어 특화펀드를 내년 초 150억∼250억 원 규모로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250억 원 규모로 데쓰밸리(Death Valley) 펀드를 시작했다. 데쓰밸리란 기술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 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시기를 뜻한다. 내년에는 150억 원 규모의 데쓰밸리 2호 펀드를 출범한다.
벤처업계에서는 이처럼 풍부한 유동성이 벤처 생태계 육성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자칫하면 거품을 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역량이 검증된 벤처캐피털을 운용회사로 정하고 가능성 있는 신생 벤처기업을 선별해 육성하며 철저한 사후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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