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난이 심각하다.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싱싱한 엔진인 20대가 아예 시동조차 걸지 못 하고 있는 셈이다. 어렵게 시동을 걸었다가 금세 꺼져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남들이 부러워 마지않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약 30%가 1년 내에 퇴사를 선택한다. 취업을 위해 투자한 개인비용, 기업이 투자한 수개월간의 교육비용, 정부가 지원한 제도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엄청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20대 채용을 늘리기 위해 모든 부처가 나서 각종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청년 창업 지원, 채용 인센티브제도 등이 대표적이다. 대학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취업지원센터에서 수십 개의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교수 평가에 졸업생의 취업률을 반영하면서 취업을 독려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기업은 인재를 찾을 수 없고, 개인은 일자리를 찾을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퇴사 이유를 들어보면 답이 보인다. 월급이나 복지 같은 처우 문제도 있지만 직무가 맞지 않는다,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대답이 많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인 직업을 고르면서 설마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했으랴 싶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신입사원은 회사 이름만 보고 무작정 지원한다. 기업이 안정 지향적 인재를 선호하는지, 성취 지향적 인재를 선호하는지 같은 내부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취업 커뮤니티에는 온갖 ‘카더라 통신’이 만연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당 직군에서 실제로 하는 일에 대하여 풍부하고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업의 문화를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기업 실무자가 대학생들을 직접 만나서 진행하는 ‘직업 멘토링’이 필요한 이유다.
대학생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허울 좋은 ‘힐링’이나 ‘위로’가 아니다. 사회 진출에 필요한 구체적 조언과 생생한 정보다. 사장님의 강연보다 대리나 과장의 ‘직업 멘토링’이 더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얼마 전 A그룹에서 진행했던 직업 멘토링은 참여한 대학생이 3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었다. 학생들이 어떤 정보에 목말라 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다.
직업 멘토링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정 직업과 업무에 특화된 멘토링을 위해서는 기업별, 직무별, 직급별로 다양한 멘토진이 필요하다. 세분된 멘토링을 하려면 수천 명의 멘토가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멘토에 대한 교육과 멘토링 운영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 개인이, 한 대학이, 한 기업이 해결할 수 없다. 대학과 기업,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필요한 인재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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