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에… ‘불금’도 집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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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외식업경기지수 하락
유흥주점 체감지수 하락 가장 크고… 주택가 편의점은 금요일에 매출 늘어

대기업 계열 제조업체에 다니는 박모 씨(31)는 점심식사 시간에 회사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을 찾는 횟수가 지난해 이맘때보다 부쩍 늘었다. 직장 동료들과 술집이나 단란주점을 찾는 횟수는 크게 줄었다. 그 대신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 한두 캔을 사 들고 집에 들어가 TV를 보며 한잔하는 날이 많아졌다. 올해 들어 조금씩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던 외식업 경기가 3분기(7∼9월) 들어 다시 움츠러들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3분기 외식업경기지수는 72.44로 2분기(4∼6월·73.48)보다 떨어졌다. 지난해 말 68.84까지 떨어졌다가 두 분기 연속 상승했지만 다시 하향세로 돌아선 것.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1년 전보다 체감경기가 나아졌다고 느끼는 외식업체 주인들이 더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외식업 중에서는 구내식당업 부문의 지수만 100으로 1년 전과 경기가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을 뿐 나머지 외식업체 주인들은 모두 경기가 나빠졌다고 봤다.

특히 유흥주점업(59.20)이 가장 경기가 나빠졌다고 느꼈다. 일반 술집을 포함한 주점 전체로 봐도 지수는 67.53에 머물렀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주점 주인들은 경기가 나빠졌다고 평가한 반면 일반 가구의 소비 지출액 중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술집을 찾는 대신 술을 구입해 집에서 마시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식·중식·일식·양식을 모두 포함해 손님이 1년 전보다 가장 덜 찾는 업종은 닭구이 전문점으로 경기지수는 66.67로 나타났다. 중국 음식점(82.82)은 지난해 1분기(1∼3월·64.00) 이후로 꾸준히 지수가 상승해 불황에서 조금씩 탈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매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전국 주택가에 들어선 점포의 요일별 매출 분석 결과 금요일 매출 비중이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중 금요일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4.5%에서 2분기 14.7%, 3분기 15.1%, 4분기(10∼12월) 15.2%로 증가했다. CU 관계자는 “주 5일제로 인해 금요일 저녁에 외식을 하거나 주점을 찾던 사람들이 집 주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불황#불금#외식업경영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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