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PEOPLE] BMW 디자이너 강원규 “역동적 실루엣 속에 우아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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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0월 18일 07시 00분


17일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뮤지엄에서 열린 BMW 뉴 4시리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BMW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인 강원규 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4시리즈 428i 쿠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BMW코리아
17일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뮤지엄에서 열린 BMW 뉴 4시리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BMW 최초의 한국인 디자이너인 강원규 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4시리즈 428i 쿠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BMW코리아
■ 한국인 최초 BMW 양산차 디자이너 강원규 씨

직접 디자인한 ‘BMW 4시리즈’ 특징 들어보니…

BMW 소속 디자이너간에 무한 경쟁
최종 디자인 선정까지 1년가량 경합

4시리즈 역동적인 심미성 가장 강조
특히 숄더 라인·펜더의 볼륨 신경써


“BMW 4시리즈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역동적인 심미성이다. 공격적인 실루엣 속에 우아함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BMW코리아(대표 김효준)는 17일 경기도 파주 미메시스 뮤지엄에서 BMW의 새로운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 시대를 여는 뉴 4시리즈를 공식 출시했다. BMW를 대표하는 3, 5,7시리즈와 달리 짝수로 시작되는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다.

역동성과 우아한 스포티함이 돋보이는 4시리즈의 디자이너는 바로 한국인 강원규(38·독일 BMW 그룹 익스테리어 디자이너) 씨다. BMW 그룹 독일 본사에는 현재 5명의 한국인 디자이너가 근무하고 있지만 부분 참여가 아닌 완전한 자신의 작품이 양산차로 출시되는 영광을 안은 것은 그가 최초다.

4시리즈 신차발표회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독일에서 귀국한 강원규 디자이너로부터 디자인 개발 과정과 4시리즈의 디자인적인 특징을 직접 들어봤다.

- BMW 소속 한국인 디자이너로는 최초로 자신이 디자인한 차가 실제 양산차로 생산돼 시장에 선보였다. 소감이 남다를 듯한데.

“BMW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 8년 만에 거둔 결실이어서 더 없이 기쁘다. 또한 4시리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리즈라는 점에서도 더욱 뿌듯하다.”

- BMW 내에서도 경쟁이 무척 치열할 듯한데 최종 선정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BMW 소속 디자이너들이 모두 자신만의 작품을 출품해 무한 경쟁에 들어간다. 보통 20∼25명의 디자이너들이 경쟁한다. 최종적으로 6∼8개의 작품이 선발되고 다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4개, 2개로 압축된 다음 최종적으로 1개의 작품만이 양산차로 선정된다. 보통 경합 기간만 1년이 소요된다. 4시리즈 디자인의 전체 개발에는 2년이 걸렸다.”

- BMW 그룹 디자이너로 입사하게 된 배경도 궁금하다.

“홍익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한국의 자동차회사에서 잠깐 근무하다 미국 아트 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 학교에 입학했다. 자동차 디자인으로 워낙 유명한 학교여서 학생들이 졸업 작품을 전시할 때 전 세계의 자동차 메이커 채용 담당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 운 좋게도 내 졸업작품(2005년)이 BMW그룹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던 크리스토퍼 채프먼 씨(수석 디자이너)의 눈에 들었고 그가 강력하게 추천해 BMW 본사에 입사하게 됐다.”

- BMW 그룹 디자이너로 직행할 수 있게 만들어준 졸업 작품은 어떤 작품이었나?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쉐보레 카마로’의 2015년 버전과 포드 역사상 최초로 대량생산된 차량인 ‘포드 모델 T’를 내 나름대로 재해석한 작품이었다.”

디자이너 강원규
디자이너 강원규

- 이제 4시리즈 얘기를 해보자. 4시리즈 디자인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역동적인 심미성을 가장 강조했다. 특히 지붕에서부터 내려오는 숄더 라인과 펜더(자동차 바퀴 윗부분)의 볼륨감과 당당함을 강조했다. 만약 4시리즈를 길에서 만난다면 이전의 차들과는 정말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볼륨감이 넘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전체적으로는 역동적인 실루엣과 우아함을 표현할 수 있도록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치밀하게 디자인했다.”

- 4시리즈의 옆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BMW에서는 이런 멋진 사이드뷰를 만들기 위해 테이프 드로잉이라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테이프 드로잉은 말 그대로 테이프를 일일이 붙여가며 자동차 선의 흐름을 명확히 만들어주고 자신의 디자인이 실차 크기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테이프 드로잉을 통해 자신이 의도하는 디자인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최소 3년은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할 정도로 어렵고 디테일한 과정이다. 예를 들면 길이 2.5m의 라인에서 2mm를 가감하며 최고의 완성도를 만들기 위해 애쓴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 디자이너들에게는 보인다. 광적인 집착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BMW답다고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라인이 탄생한다.”

파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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