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누구 품으로… KB-농협금융 ‘쩐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 21일 예비입찰 마감
오너일가 의지 강한 대신증권…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 다크호스

올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우리투자증권이 21일 예비입찰을 마감한다.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이른바 ‘1+3’ 패키지 매물로 묶인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과 별도 매각 대상인 우리파이낸셜, 우리F&I에 대한 예비입찰을 종료한다. 금융위는 인기가 높은 회사(우리투자증권)에 관심이 덜한 3개 회사를 묶어 파는 매각 방식을 택했다.

관심은 단연 우리투자증권의 새 주인이 누가 되느냐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계에서 자산규모(24조2116억 원) 1위, 자기자본(3조4581억 원) 2위인 대형 증권사라 누구라도 인수에 성공하면 단번에 업계 1위로 올라선다. 금융지주회사 중 증권업 비중이 미미한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매각 지분(37.85%) 가격은 8786억 원(18일 종가 기준). 우리투자증권의 경영권 및 업계 1위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1조2000억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머지 3개 패키지 회사를 합치면 2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다만 증권업계가 불황인 데다 인수전 격화로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평가도 있어 실제 인수가는 이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KDB대우증권, 동양증권 등 잠재 매물도 변수다.

임영록 KB금융 회장은 “우리투자증권뿐 아니라 패키지로 매물이 같이 나온 만큼 전체적으로 같이 볼 계획”이라며 “좋은 성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은 자금 동원력이 인수 후보 중 가장 강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외국인 주주와 사외이사를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KB금융은 지난해 ING생명 인수전 때도 ‘너무 비싸다’며 이사회가 인수를 거부한 바 있다.

NH농협금융는 인수 후보 중 가장 적극적인 뜻을 밝히고 있다.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은 “인수에 실패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며 “우리투자증권이 갖고 있는 기업금융 및 자산관리 역량으로 농협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패키지로 묶인 나머지 3개 회사에 대한 인수 의지도 크다. 다만 자금력이 KB금융보다 다소 떨어지고 지주회사로 출범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조직이 불안정하다는 게 단점이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는 다크호스다. 대신증권은 오너 일가의 의지가 강하고,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관심을 부쩍 높이고 있다. 삼정KPMG 창업자인 윤영각 회장이 이끄는 파인스트리트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의 투자를 등에 업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우리투자증권#예비입찰#KB#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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