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제일모직 사장(오른쪽)이 18일(현지 시간) 독일 드레스덴 노발레드 본사에서 길다스 조린 노발레드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제일모직 제공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로 넘기기로 한 제일모직이 세계적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전문기업 인수를 마무리하고 첨단 소재기업으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총 인수대금 3455억 원 중 1731억 원을 완납하고 OLED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노발레드의 지분 50.1%를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나머지 인수 대금 1724억 원은 삼성전자(1382억 원)와 삼성벤처투자(342억 원)가 나눠 내고 노발레드 지분을 각각 40.0%, 9.9%를 갖게 됐다.
제일모직 자회사가 된 노발레드는 18일(현지 시간) 독일 드레스덴에서 박종우 제일모직 사장과 길다스 조린 노발레드 사장(최고경영자·CEO)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가졌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와 관련해 △주요 소재(제일모직) △주요 부품(삼성디스플레이) △완성품(삼성전자)을 모두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박 사장은 “노발레드의 OLED 기술력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첨단 소재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1년 독일 드레스덴대에서 학내 벤처기업으로 출범한 노발레드는 고효율의 백색 OLED 소재 관련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에도 관련 소재를 납품해 왔다. 전체 임직원 가운데 석·박사급 연구개발(R&D) 인력이 60%인 기술기업으로 특허 출원 건수만 530여 건에 이른다.
제일모직은 2005년 OLED 소재 개발을 시작해 2011년 3월부터 경북 구미시 전자재료 복합생산기지에서 관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달 말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소재 중심으로의 사업구조 재편’이라는 새로운 기업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축적한 제조 및 합성 역량에 노발레드의 첨단 소재기술을 접목하면 독일 바스프와 머크 등 글로벌 소재기업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며 “디스플레이는 물론이고 조명, 태양전지, 전극 등 다양한 전자재료를 아우르는 초일류 소재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세계 OLED 시장 규모는 2011년 38억73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 지난해 71억8000만 달러, 올해 130억8900만 달러(예상치)로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357억3700만 달러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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