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제품·서비스 창출로 시장 경쟁서 우위 확보
인재·R&D투자… 고객·직원 만족 통한 사회공헌도 한몫
경영·기술 분석의 아버지라 불리는 찰스 다우(1851∼1902). 그는 1898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우량주 중심의 지수)’라는 최초의 주가지수를 창안했다. 처음 12개 종목으로 출발한 다우존스 대상기업은 1928년엔 30개로 확대되는 등 종목 변경만 있을 뿐 현재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초 12개 종목 중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제너럴일렉트릭(GE) 하나뿐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액센추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90년 50년이었던 것이 2010년 15년으로 줄었고, 2020년엔 10년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대한상공회의소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 수명은 27.2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의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 ‘100대 기업의 변천과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대 기업 중 최근 10년 사이 41%가 순위에서 빠졌다. 30년 동안에는 73%가 다른 기업들에 자리를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기업 중 창업한 지 100년이 넘은 장수기업은 단 6곳뿐이다. 200년 이상 되는 초장수 업체가 수천 개에 달하는 독일, 일본과 대조적이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의 성쇠는 훨씬 변화무쌍하다. 창업 10년 후 계속기업 성공률이 불과 13%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생과 사의 갈림길을 헤치고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는 강한 중소기업 경영의 핵심 키워드는 ‘혁신’이다. 작지만 시장을 호령하는 알짜 중소기업들의 공통점이다.
매출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R&D)과 설비, 인재에 투자하고 있는 것도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며 국내외 시장 개척에 성공한 비결이다. 전세계 30여 개국에 휴대용 무선 ‘POS’(Point of Service·판매시점관리) 단말기를 수출하는 ㈜바이텔은 이를 통한 신기술 개발, 품질, 납기, 원가 경쟁력으로 동종업체를 압도하고 있는 좋은 예다.
장기 근속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직원들과 한마음이 되는 것이 또한 경쟁력의 바탕이다. ‘한솥밥 경영’으로 경영자와 직원이 가치를 공유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한다. 면직물 직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성섬유공업사는 20년 이상 경력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현장인력들이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 2006년 인천 서구에서 출범한 ㈜동양이지텍은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를 일궈 온수매트 최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특허·실용신안·저작권 등 지식재산(IP) 비즈니스 분야에서 소리 없이 강한 ㈜애니파이브시스템은 인센티브제 등 사원복지 제도로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의 연봉은 대기업에 버금간다.
사회적 공헌 사업에 적극적인 업체도 있다. 첨단 분야의 정밀금형 가공에 필수적인 와이어를 제조하는 ㈜풍국은 친서민 일자리를 창출하며 사회적 약자와 상생하고 있다. 50여 명의 직원 중 장애우의 비중이 20%에 달하는 이 회사는 세계 40여 개국에 와이어를 수출하며 2011년 2000만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광주에 위치한 ㈜무등기업은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로서 완성차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밀알이 되고 있다. 자동차 내장재 분야에서 43년 외길을 걸었다.
조직 혁신과 직원들에 대한 투자로 성공한 기업도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민간 시험인증 전문기업 ㈜디지털이엠씨는 막힘없는 ‘소통경영’과 조직혁신으로 강자가 된 사례다. 삼성, LG를 포함해 1300여 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품질관리 시스템과 자동화 설비로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첨단 영구자석인 ‘네오듐 자석(Nd-Fe-B Magnet)’ 분야에서 초경량·고효율·고성능화를 이끈 ㈜한국마그네트알로이는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이 경쟁력이다. 자동차 센서 부품 및 주택용 밸브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고려전자㈜는 고효율 생산공정 설비에 힘입어 내년 3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수는 310만 개이고, 여기에 종사하는 인력은 무려 1100만 명에 이른다. 전체 고용의 89.5%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뿌리이고 경쟁력의 원천이며 고용의 젖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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