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이 주식]2억7000만명의 메신저 ‘라인’타고 쑥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일 03시 00분


기업분할 이후에도 승승장구 네이버

“페이스북 성장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네이버를 분석하며 내리는 평가다. 기존 NHN에서 네이버(NAVER)와 NHN엔터테인먼트로 기업분할을 한 이후 네이버 주가는 크게 올랐다. 기업분할 이후 첫 거래일인 8월 29일 46만 원으로 장을 시작한 네이버 주가는 지난달 30일 기준 63만 원까지 급상승했다. 그 핵심에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있다.

○ ‘라인’ 타고 쑥쑥 성장

단기간에 네이버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실적이다. 올해 2분기(4∼6월) 네이버의 매출액은 5769억 원. 이 중 20% 수준인 1119억 원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서 나왔다. 증권가와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현재 전 세계 2억7000만 명 수준인 라인 가입자가 2015년에는 5억60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수억 명의 가입자에게서 나오는 ‘스티커’(유료 이모티콘의 일종)와 게임 판매 수익은 앞으로 네이버의 수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15년에는 라인 사업만으로도 매출액 9700억 원, 영업이익 2060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충성파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광고 효율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비해 광고 효율이 낮은 수준이지만 조만간 이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포스팅(SNS에 글을 올리는 것) 기능만 있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비해 라인은 포스팅 기능과 일대일 대화 기능이 동시에 있기 때문에 광고주가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라인의 성장 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보수적으로 전망한 KB투자증권도 현재보다 3만∼4만 원 높은 67만 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70만∼80만 원대 중반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골목상권 침해’가 실적에 발목

하지만 라인이 역설적으로 네이버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라인의 실적이 예상보다 못할 경우 기업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가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되거나 △흑자 전환 시기가 늦어지거나 △매출액 등 성과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경우 투자가들이 네이버 주가를 ‘거품’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고 매출의 지속성을 염려하는 시선도 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비해 개방성이 떨어지는 라인의 특성상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기 어렵다는 점은 약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전히 ‘진행형’인 인터넷 골목 상권 침해 논란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를 곧 마무리하면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박재석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공정위 조사와 미래창조과학부의 검색 광고 표시 강화 권고안 등은 네이버가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세우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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