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전문상사 체제로 독자생존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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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사업-원자재수출입-기계엔진-해운물류 특화

STX그룹의 지주회사였던 ㈜STX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전문상사’로 거듭난다. 또 27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권단 자율협약 범위 밖 ‘비협약 회사채’의 만기 연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채권단이 자율협약 체결을 최종 결정하기 위해 내건 선결조건을 이행하는 것으로 ㈜STX가 독자 생존할지 주목된다.

㈜STX는 5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실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非)계열사 대상 외부 비즈니스를 확대해 수익 다각화를 실현하고 외부거래 비중을 현재 65%에서 2017년 96%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STX의 목표다.

㈜STX가 내세운 비즈니스 부문은 △에너지사업(석탄, 석유) △원자재 수출입(철강, 비철) △기계엔진(기계플랜트, 엔진영업) △해운물류 서비스 등 4개다.

에너지사업 부문에서는 인도네시아, 호주, 러시아 등 해외에서 안정적인 석탄 공급처를 확보하는 한편 석유제품 저장 및 판매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원자재 수출입 부문에선 철강 신규 판매처 발굴에 주력하는 한편 기존에 투자해 둔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의 생산량 증대로 인한 판매량 증가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계엔진 부문은 아프리카와 중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특수선 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해운물류 서비스 부문도 ㈜STX가 보유한 선박(2척)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박·선원 관리 전문계열사인 STX마린서비스와 연계해 선박 구매·운영·애프터서비스·선원관리 등의 ‘종합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STX 측은 “기존에 축적된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 개발을 확대해 2017년에는 매출 2조20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STX는 또 27일 제88회 및 96회차 회사채와 97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기로 했다.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비협약 회사채(10월 말 기준 2932억 원) 만기를 2017년 12월 31일로 연장 △사채 이율 연 2%로 조정 △사채 총액의 58%를 정률제로 출자전환하는 내용이 논의된다.

채권단이 12월 초 ㈜STX와 자율협약을 체결하면 올 초부터 이어진 STX그룹의 1단계 사업 구조조정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다. 현재 STX그룹의 나머지 계열사는 모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STX건설, STX팬오션)했거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 포스텍)했다.

강덕수 ㈜STX 회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9월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강 회장은 STX중공업 대표이사에서도 곧 물러날 예정이다. 채권단은 지난달 25일 정태화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을 STX중공업 등기이사로 추천했다. 같은 달 28일 STX중공업 이사회에서 이 안건이 통과됐다. ㈜STX 관계자는 “강 회장이 마지막 남은 ㈜STX 대표이사직에서도 물러날지는 채권단 자율협약 체결 이후 결정될 것”이라며 “강 회장은 ㈜STX를 통해서라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싶은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STX#전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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