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내수 침체가 지난 10여 년간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가계소득 때문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민간소비 수준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현재의 소비 부진은 단기적인 내수 진작책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가계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총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2000년 69%에서 지난해 62%까지 하락했지만, 기업소득은 같은 기간 17%에서 23%로 증가했다. 가계소득 비중의 이 같은 하락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헝가리,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가계소득이 1% 증가하면 민간소비는 0.8∼0.9% 늘어나지만 기업소득은 1% 올라도 민간소비가 0.1∼0.2% 늘어나는 데 그친다”며 “1990년대 말 이후 급속히 진행돼 온 가계소득 비중의 하락이 소비 확대에 상당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 전반의 성장세 및 활력 저하가 소비 둔화의 1차 요인이라면, 성장의 과실(果實)이 가계보다 기업에 쏠리는 것은 내수 침체를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서 10월 백화점 및 할인점 매출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7%, 6.4% 감소했다고 밝혔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이 동반 감소한 것은 7월 이후 석 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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