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12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자동차라는 첨단기술 산업에 문화적 감성을 입혀 브랜드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에 내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매년 12억 원씩 총 120억 원을 후원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금으로는 최대 규모다.
후원금 120억 원 중 90억 원(매년 9억 원)은 중진 작가의 전시회와 학술 세미나 개최 비용으로 사용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매년 1명씩 중진 작가들을 선정해 13일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최고 수준의 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또 이들의 전시회와 관련해 책을 발간하거나 세계적인 평론가를 초청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예술계와의 소통 확대를 적극 돕기로 했다.
현대차는 또 30억 원을 들여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미술 분야의 신진작가를 발굴해 개인전시회를 열어주기로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층 ‘갤러리 아트 존’은 현대차 후원을 받는 신진작가들의 전용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진 및 신진작가 후원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브랜드가 강화되고 한국 예술한류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예술 후원 활동은 한국 예술계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화와 산업 간 교류를 통해 좀 더 혁신적이고 감성적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전략과 연결돼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글로벌 인재의 핵심역량으로 ‘뚜렷한 역사관’을 꼽은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정 회장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열린 경영회의에서 “뚜렷한 역사관을 갖고 차를 판다면 이는 곧 대한민국의 문화도 함께 파는 것”이라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세계 고객들에게 적극 알릴 수 있도록 직원들에 대한 역사교육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현대차는 역사 및 문화예술과의 융합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현대차만의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 상품 기획 및 마케팅 담당자들은 앞으로 회사가 지원하게 될 중진 및 신진 작가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색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후원은 문화예술의 발전 및 대중화 지원을 통해 문화와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동반성장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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