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중국 증시가 저점을 통과한 지금이 중국에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윌리엄 퐁 베어링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담당 투자이사(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3분기(7∼9월) 들어 중국 시장의 회복세가 완연해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간 7%대 경제성장률이 과거 10%대 성장률과 비교하면 완만한 수치”라면서도 “이는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2배로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의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퐁 이사는 앞으로 중국의 소비재 관련 기업이나 기술집약적 상품 생산 업체가 좋은 실적을 내며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가 집중해 왔던 인프라 투자 중심의 성장 모델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중국 정부가 인식했다는 것. 그는 “중국 정부가 앞으로 소비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을 세우고 민간 소비재와 기술상품 생산 업체에 많은 지원을 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퐁 이사는 “특히 중국 브랜드를 세계적으로 키우려는 정책의 수혜를 입는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며 “노트북 컴퓨터로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레노버나 게임·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틴센트 등의 실적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탄탄한 지원을 받던 대형 국영기업이나 공기업은 앞으로 정부 지원이 약화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금융업이나 통신업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퐁 이사는 “이처럼 업종에 따라 실적이나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에 대한 투자는 지수를 참조하는 것보다 업종이나 종목을 잘 선별해 투자하는 전략을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퐁 이사는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도시화 정책을 눈여겨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중국은 앞으로 20년간 도시 수를 현재의 3배 수준으로 늘리는 도시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매년 전체 국민의 1%씩만 도시로 편입된다고 가정해도 1년에 1300만 명, 20년이면 2억6000만 명의 도시 인구가 늘어나는 셈”이라며 “이는 미국 전체 인구와 맞먹는 수치”라고 말했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소형 공공주택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며 이와 관련된 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순매도세로 돌아선 것에 대해 “모든 국가에서 투자자금이 장기간 유입되면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탈출’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미국과의 교역 비중이 높은 한국은 앞으로도 수익성이 높은 투자 시장”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에는 지속적인 투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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