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는 소형차가, 수입차는 고급 세단이 인기를 끄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 말까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현대자동차 준중형차 ‘아반떼’(7만8035대)로 집계됐다. 수입차 판매 1위는 BMW 중형 세단 ‘520d’로 총 7465대가 팔렸다. 두 차종 모두 올 하반기(7∼12월)에 내놓은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판매량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아반떼는 8월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국산차 판매 1위 모델로 떠올랐다. 부분 변경 모델은 직각 주차 기능을 더한 자동 주차 보조 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장치를 추가했다. 제품군에 최근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디젤 모델을 새로 추가한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디젤 모델은 정차 시 엔진을 자동으로 정지시키고 출발할 때는 다시 시동을 걸어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줄여 주는 ‘스톱 앤드 고’ 시스템을 달았다.
아반떼는 201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산차 전 차종 판매 1위가 유력하다. 판매가는 1545만∼2180만 원(이하 자동변속기 기준)이다.
2위는 기아자동차 경차 ‘모닝’(7만7550대)이다. 8월 부분 변경 모델이 출시됐다. 경차 최초로 무릎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을 달아 안전성을 높였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이 L당 16.3km인 고효율 모델 ‘모닝 에코 다이나믹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가는 993만∼1335만 원이다. 3위는 현대차 중형차 ‘쏘나타’(7만5765대)였다. 6월부터 판매된 부분 변경 모델에 고급형 오디오 등 편의장치를 추가했다. 판매가는 2210만∼3190만 원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새로 내놓을 신차가 많지 않아 기존 모델의 상품성 강화를 통한 판매량 유지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는 BMW의 중형 세단 ‘5시리즈’가 지난해에 이어 판매 1위를 유지하고 있다. 9월 출시된 부분 변경 모델로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지만 최신 편의장치를 추가했다. 연비도 개선했다. 문틀에 센서를 내장해 문을 세게 밀지 않아도 자동으로 완전히 닫히는 ‘소프트 클로즈 도어’를 달았다. 트렁크는 차체 하단에 발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열리는 ‘킥센서’ 방식을 적용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520d’(6290만∼7360만 원)는 최고 출력 184마력의 2L급 4기통 디젤 터보엔진을 장착해 L당 16.9km의 연비를 낸다.
수입차 판매 2위는 폴크스바겐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3770만∼4810만 원)이다. 4705대가 팔렸다. 독일 SUV 중 가장 저렴한 가격과 전 차종에 기본 적용된 상시 4륜 구동 시스템이 꾸준한 판매 호조의 배경으로 꼽힌다.
3위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 세단 ‘E300’(4375대)이다. 6월에 부분 변경 모델이 나왔다. 디자인을 크게 바꾸고 다양한 안전장치를 추가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감지해 안전거리를 유지해 주고 차선 이탈을 방지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인 ‘디스트로닉 플러스’, 자동으로 안전벨트를 몸에 맞게 조여 사고 시 충격을 완화하는 ‘프리세이프’ 등을 장착했다. 판매가는 6780만∼7060만 원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저렴한 이동 수단으로서의 승용차를 원하는 소비자는 국산차를, 구입 가격보다 성능과 개성 표출에 신경 쓰는 소비자는 수입차를 각각 선택하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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