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 달러(약 4조3000억 원)에 달하는 러시아 과자시장에 롯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롯데제과의 러시아 진출은 1984년 구소련 지역에 초코파이를 수출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빼빼로, 칸쵸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이며 인지도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1990년대 러시아 경제가 서방에 개방되면서 무역은 한층 더 활발해졌다. 국내 과자시장을 선도하며 러시아 진출을 모색했던 롯데제과는 러시아 개방과 함께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롯데초코파이와 빼빼로는 고유의 제품명을 그대로 달고 팔린다. 일찍부터 러시아 사람들과 친숙해진 덕분에 러시아에서도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자일리톨껌, 하비스트, 야채크래커, 드림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창의성에 관심이 많은 러시아 사람들은 초코파이와 빼빼로가 맛과 영양이 좋고 모양이 독특해 좋아한다. 현지인에게 이들 제품은 참신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초코파이의 인기는 러시아 사람들이 생일날과 기념일에 초코파이를 선물로 주고받는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롯데초코파이가 러시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바람, 눈, 심한 추위 속에 열량을 보충해 줄 수 있는 간식으로 입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사람들이 초콜릿을 좋아하는 기호도 초코파이, 빼빼로가 인기를 얻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에서는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에 맛, 독창성이 더해지면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초코파이에 대한 사랑은 1990년대 중반 러시아 사람들이 선박을 이용해 한국에서 대량으로 초코파이를 수송해 간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코파이가 현지에서 물물거래의 중요한 수단으로까지 각광을 받자, 러시아 사람들은 부산항에 배를 정박시켜 놓고 여러 날 동안 인근 지역의 슈퍼마켓을 누비며 초코파이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초코파이 다음으로 수출된 과자는 빼빼로와 칸쵸다. 두 제품 모두 모양이 특이해 젊은이들이 즐겨 먹는데, 빼빼로는 가늘고 길쭉하며, 칸쵸는 동글동글 귀여워 10대들이 좋아한다.
러시아에서 롯데초코파이 12개들이 한 상자 가격은 약 86루블, 한국 돈으로 약 2700원에 판매된다. 결코 저렴하다 할 수 없음에도 판매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코파이, 빼빼로에 이어 자일리톨껌도 새로운 기대 품목으로 떠올랐다.
특히 치아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는 러시아 사람들에게 자일리톨껌은 큰 관심을 끄는 제품이다. 러시아 사람들의 건강치아에 대한 바람은 이들이 평소 씹는 껌 중에 무설탕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는 점에서 잘 나타난다.
롯데제과는 지난 수년간 러시아에서 자일리톨껌을 판매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자이리톨껌은 2007년 7월 현지에 진출한 제과회사로는 유일하게 러시아치과협회로부터 충치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충치예방인증마크를 받았다.
2007년 롯데제과는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기존 러시아 사무소 외에 잠재력이 큰 모스크바에 전진기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잠재력이 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롯데제과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러시아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의 과자시장은 앞으로도 큰 폭의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 측은 “러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과자회사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