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首長들 ‘운명의 두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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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시즌 개막

신한금융그룹이 14일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돌입한다. 현재로서는 내년 3월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하나, 외환, IBK기업, NH농협 등 주요 은행 수장들의 임기도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끝나 이들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로는 한동우 현 회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신한금융 회장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의 추천으로 후보가 결정된다. 14일 이사회에서 기존 사외이사 5명으로 회추위를 가동한다. 회추위는 다음 달 22일까지 회장 후보를 정해야 한다. 내부 후보는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주요 5개 계열사(은행, 카드, 생명보험, 금융투자, 자산운용)의 현직 대표이사나 퇴직 후 2년 미만의 대표이사가 해당된다. 퇴직 후 2년이 넘으면 외부 후보로 분리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부 후보군 중에서 회장 도전 의사를 내비친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한 회장이 유일한 후보라는 의미.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도 ‘한 회장이 신한 사태로 흐트러진 그룹 분위기를 잘 추스르고 최근 3년간 좋은 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연임을 바라는 기류가 강하다.

회장 선출은 공모가 아니라 회추위의 추천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회추위가 한 회장을 일찌감치 단독 후보로 결정하면 경쟁은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 변수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에 대한 2심 선고가 다음 달 중순으로 예고된 것. 1심에서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 선고를 받은 신 전 사장에 대한 판결이 뒤집힐 경우, 신 전 사장 측은 회장 선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의 임기는 12월 27일까지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기업은행장의 경우 조 행장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기획재정부나 금융위원회의 고위 경제관료 출신들이 맡아 왔다. 내부 출신으로 처음 은행장이 된 조 행장은 경영 성과가 좋고 안팎의 신망이 두터워 연임 가능성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면 연임 사례가 없고 기업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경제관료들이 적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내년 3월 1일 임기가 끝나는 신충식 농협은행장의 후임 인선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농협은행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추천한 후보를 지주사 내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심사해 정한다.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농협중앙회에서 추천한 1명, 지주사 집행간부 2명, 이사회에서 선임한 사외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연임 여부는 후보 추천 권한이 있는 지주 회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며 “행장이 바뀌더라도 은행 내부 출신이 되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 끝난다. 하나금융은 자회사 대표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1년씩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내년 3월 하나금융지주 내 경영발전보상위원회에서 후보를 정하면 각 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 여부가 정해진다.

금융권에서는 김 행장과 윤 행장 모두 첫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두 행장 모두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냈고 임직원의 신망도 두터운 편”이라며 “첫 연임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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