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전기자동차 ‘SM3 Z.E.’를 4000대 생산해 르노삼성자동차를 국내 1위 전기차 업체로 만들겠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영업본부장(부사장)은 12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 씨에스호텔에서 열린 ‘SM3 Z.E. 시승 행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부사장은 “SM3 Z.E.는 국내 유일의 준중형급 5인승 전기차로 높은 실용성을 갖췄다”며 “전기차는 ‘작고 불편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승 행사는 제주 시내와 해안도로 125km 구간에서 이뤄졌다.
○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가속능력
SM3 Z.E.는 경차나 소형차 기반인 다른 회사 모델과 달리 준중형급 차를 기반으로 했다. 차체 길이는 SM3 일반모델(462cm)보다 13cm 긴 475cm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택시 등 법인차량 수요를 염두에 두고 실내공간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성인 남성 5명이 타기에 무리가 없었다. 뒷좌석도 비좁게 느껴지지 않았다. 헤드룸(탑승객 머리 쪽 공간)도 여유가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엔진 소리 대신 차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는 ‘GO’라는 문자가 계기반에 나타났다. 주행 중에도 전기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 작게 들렸다. 엔진 소리 등 일반 차량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거의 없었다.
가속능력은 뛰어났다. 전기차는 전력이 공급되면 전기모터가 즉시 최대 성능을 발휘하는 특성이 있다. 최고 속도인 시속 135km까지 거침없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다만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마찰력이 낮은 친환경 타이어를 장착한 데다 시승차의 타이어 공기압이 높아 코너링 성능은 일반 차량에 못 미쳤다.
배터리가 트렁크 공간에 장착돼 적재공간은 골프백 2개만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 충전은 아직 불편, 가격은 만족
제원으로 보면 1회 충전으로 평균 135km를 주행할 수 있다. 상온에서는 193km, 영하 6도 이하에서는 91km를 달린다. SM3 가솔린 모델이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경우 825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주행 거리는 아직 짧은 편이다.
시승 뒤 충전장치에 플러그를 연결하자 차내 계기반에 충전 소요 예상시간이 나타났다. 완속 충전은 4시간 이내, 급속 충전은 30분 만에 배터리 총용량의 80%가 충전된다. 단일 연결구에서 완속과 급속 충전 방식을 함께 쓸 수 있는 ‘카멜레온 시스템’이다.
이날 함께 선보인 배터리 교체 시스템 ‘퀵드롭’도 다른 전기차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충전하는 대신 충전된 배터리를 바꾸는 방식이다. 휴대전화 배터리를 교환하는 것과 같다. 퀵드롭을 통해 배터리를 교환하는 데 10분가량 걸렸다. 르노삼성은 교체 시간을 1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는 완전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SM3 Z.E.의 판매가는 4200만∼4300만 원이다. 환경부의 전기차 구매보조금(1500만 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별도 보조금(최대 800만 원)을 받으면 1900만∼2000만 원으로 떨어진다. 여기에다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혜택 등까지 고려하면 1630만∼1730만 원이다. SM3 가솔린차(1538만∼1978만 원)와 큰 차이가 없다.
르노삼성 측은 “내년에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면 판매가를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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