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저희 브랜드에서 가장 ‘핫(hot)’한 아이템인데요. 이렇게 손잡이를 붙였다 뗄 수도….”
13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본점 문화홀의 특별 행사장. 자신이 디자인한 손가방을 평가단에게 보여주던 김양희 지나인뉴욕 사장(41·여)의 손이 가볍게 떨렸다. 가방 본체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고리가 포장용 비닐에 걸려 빠지지 않자 당황한 것이었다.
김 사장은 패션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디자이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과 종합패션몰인 롯데피트인 등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백화점 입점 브랜드’를 뽑는 첫 관문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김 사장은 “아무리 외부에 매장이 많아도 고객들은 ‘이 브랜드는 어느 백화점에 입점해 있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매장에 입점시킬 패션·잡화 브랜드를 공개 오디션 형식으로 뽑는 행사(S-파트너스)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었다. 행사에는 1차 심사를 통과한 15개 브랜드 관계자 30여 명과 심사위원 9명,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부사장)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에 최종 선정되는 브랜드는 신세계백화점의 2015년 봄·여름 상품 개편 때 정식 입점한다.
이날 평가에는 이미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디자이너들의 브랜드가 대거 참여했다. 여성복 브랜드 ‘크레스에딤’으로 행사에 참석한 디자이너 김홍범 씨(35)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한 ‘컨셉코리아’ 프로젝트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디자이너 5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프랑스 유명 브랜드 크리스티앙디오르에서 활동했던 디자이너 서동민 씨(41)도 이날 경쟁에 뛰어들었다. 서 씨는 “백화점 입점은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기회”라며 “경력이나 나이를 이유로 괜한 자존심을 내세울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장재영 대표는 “이번 행사를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S-파트너스를 통해 중소 브랜드들은 새로운 발전의 기회를 찾고, 백화점은 홈쇼핑이나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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