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털 소파 주문했는데 ‘닭털 소파’ 보내고 오리발

인터넷쇼핑몰-홈쇼핑 가구 구입… 업체 계약불이행 인한 피해 급증
전화연락 피하고 환불도 거부

김모 씨는 올해 1월 인터넷쇼핑몰에서 158만 원짜리 ‘거위털 소파’를 주문했다. 배달된 물건을 확인하던 그는 이 소파에 거위털이 들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리 디자인도 쇼핑몰의 사진과 달랐고 가죽 일부는 손상돼 있었다. 쇼핑몰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업체 측은 환불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김 씨의 전화를 피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인터넷쇼핑몰, 홈쇼핑 등을 통해 가구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구업체들의 ‘계약 불이행’으로 피해를 보는 김 씨 같은 소비자가 늘고 있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홈쇼핑에서 가구를 샀다가 피해를 본 ‘계약 불이행’ 건수가 128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온오프라인 가구 관련 피해구제 건수 중 21.4%로 2010년 69건(13.3%), 2011년 81건(16%) 등 해마다 가파르게 늘고 있다.

피해 사례 중에는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이나 모델이 아닌 다른 제품을 보낸 경우, 배송일자가 지연된 경우, 색상 규격 재질이 주문과 다른 경우, 무료로 배달해준다고 약속해 놓고 배송비를 청구하는 경우 등이 있었다.

김현윤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1국 상품팀장은 “광고와 달리 가구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규격, 재질이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소비자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제품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안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