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가 몰아닥치면서 ‘플리스’(fleece·원래는 양털이라는 뜻)가 보온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해도 대표적인 의류용 보온 소재는 모피나 캐시미어였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유행이 고가(高價)의 다운(오리나 거위털) 소재로 바뀌더니 올해는 플리스 소재가 겨울 의류 시장을 휩쓸고 있다.
플리스는 폴리에스테르에 부드러운 보풀을 발생시켜 만든 인조 직물이다. 국내에서는 폴라플리스, 폴리스 등으로도 불린다. 플리스는 천연 양털과 구조가 비슷해 보온성이 탁월하다. 원래는 환절기 아웃도어 의류에 주로 쓰였지만 요즘에는 생활의류용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최근 플리스 의류가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는 탁월한 보온성과 부드러운 촉감에 더해 가격까지 싸기 때문이다. 저렴한 플리스 의류 가격은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구스다운 재킷의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의류업계에서는 전반적인 소비경기 불황 분위기와 이른 추위가 만나 ‘플리스 붐’이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의 고경임 의류담당 바이어는 “플리스는 저렴한 가격대에다 실생활에서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그 쓰임새가 의류뿐 아니라 내의나 양말 등 전반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플리스는 의류업계의 최고 핫(hot)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말 ‘유니클로 후리스 재킷’은 인터넷 실시간 검색 1위에 올랐다. 2만9900원짜리 플리스 소재 재킷을 1만9900원으로 할인 판매하는 행사 때문이었다. 당시 주요 유니클로 매장의 계산대 앞은 플리스 재킷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든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북새통을 이뤘다.
겨울 의류에서 플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에 따르면 전체 겨울 의류 중 플리스 소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25%, 2012년 27%에서 올해 30%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플리스 의류는 주로 외투 안에 받쳐 입는 이너웨어로 애용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사무실이나 집 안 등 실내에서도 플리스 재킷을 입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착용감 때문에 플리스 재킷은 ‘직장인 깔깔이(군용 방한내피)’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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