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인 ‘폴리페닐렌술파이드(PPS)’ 시장 주도권을 놓고 세계 유명 화학업체들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제조법으로 시장에 뛰어든 SK케미칼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PPS는 가볍고 열에 견디는 성질이 뛰어나 자동차 및 전자부품 경량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 규모가 지난해 7만 t에서 2020년 14만 t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PPS시장은 미국이나 일본 등 소재 강국 기업이 선점하고 있다. 미국 셰브론필립스나 일본 도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벤젠에 염소를 합성해 만든 ‘P-다이클로로벤젠’이라는 물질을 PPS 생산 원료로 쓰고 있다.
2006년부터 PPS 연구를 시작해 ‘후발주자’인 SK케미칼은 P-다이클로로벤젠 합성 과정을 거치지 않고 벤젠을 기반으로 PPS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사업 초기 4명의 연구원이 1년여간의 연구 끝에 벤젠을 중간 과정을 거치지 않고 PPS로 바꿔주는 핵심 원료물질(모노머)을 발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벤젠에 특정 물질을 결합해 염소처리 과정을 생략하고 PPS를 생산하는 공정으로 1kg에 1달러에 불과한 벤젠이 10달러의 고부가가치 소재로 탈바꿈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악재를 호재로 뒤바꾼 연구진의 노력이 빛을 더했다. 원료물질을 공급하던 미국 업체가 2008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어 유일한 공급루트가 끊어지자 원료 물질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원료 비용을 줄이며 원활한 공급망까지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PPS업계는 염소가 환경에 유해한 측면이 있는 데다 전자 제품 오작동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SK케미칼 제품에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박람회에서 굴지의 글로벌 기업들과 총 70여 회의 거래 및 제휴 상담을 성사시켰다”며 “제품이 상용화되는 2015년 이후 가시적인 매출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은 2015년까지 1만2000t의 PPS 생산 설비를 갖춘 다음 추가 설비 증설로 연간 2만 t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PPS로 연간 3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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