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e편한세상’을 보유한 대림산업은 사업 분야가 건설, 석유화학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더해 발전산업도 새로운 사업축으로 키우고 있다. 대림산업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경영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주택 구입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내년에는 중동 지역의 발주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주택 시장 회복과 해외 수주 확대에 따른 혜택을 거머쥘 기업으로 꼽힌다.
○ 주택 시장 회복, 중동 발주 증가 기대
대림산업의 3분기(7∼9월) 실적은 매출 2조4180억 원, 영업이익 1233억 원으로 당초 기대치보다 낮았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줄었고, 영업이익 역시 9.7% 감소했다. 앞으로는 실적이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호재로 꼽힌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으므로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건설사들의 주택 분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의 발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의 에너지 기업들이 미국이나 아시아 기업과 경쟁하려면 노후화된 정유 플랜트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유가가 안정화되고 있고 중동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로 담당했던 유럽 은행들이 회복되면서 자금 조달도 용이해진 만큼 노후 시설 개선 작업은 내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 석유화학, 발전플랜트에서 중동의 내년 발주액은 올해보다 96% 늘어난 680억 달러(72조 원)로 예상되고 있다.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려면 까다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저가 수주를 해왔던 기업보다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공사를 따낼 수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은 화학, 발전 분야 사업을 모두 자체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 수주전에서 매우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대림산업이 지분 33.3%를 보유한 액화천연가스(LNG)복합화력발전소인 포천파워가 내년 6월부터 순차적으로 가동되면 연간 200억 원 안팎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삼호, 고려개발, 여천NCC, 대림자동차 등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 수주 부진은 우려
대림산업은 올해 수주가 부진했다. 3분기까지 대림산업의 누적 수주액은 5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었다. 중동 지역 발주가 감소한 데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발전소 및 인프라 건설 사업이 자금 조달 문제로 지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규 수주가 부진해 성장세가 둔화될 우려가 있다”며 “대림산업 사우디 시공법인(DSA)이 진행하는 발전소 건설 사업은 저가에 수주한 데다 자재비 등이 올라 공사 원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주가의 방향은 해외 수주가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림산업 주가는 4월 23일 7만3500원에서 상승해 지난달 17일에는 10만8500원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서는 9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 수주 규모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계약과 착공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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