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4560곳, 이자 210억 돌려받는다

금감원 “보증대출에 부당 금리”
국민銀-외환銀에 반환 지시… 中企 환헤지 수수료도 50% 인하

KB국민은행과 외환은행에 부당하게 높은 대출이자를 낸 중소기업 4500여 곳이 이자 210억 원을 돌려받는다. 대기업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중소기업 환율변동 관리상품의 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불합리 금융관행 개선대책을 19일 발표했다.

○ 부당하게 받은 대출이자 돌려줘야

금감원 검사 결과, 국민은행은 중소기업·자영업자가 주로 이용하는 보증대출에 부당하게 금리를 높게 매겼다. 2010년 4월 금감원이 발표한 대책에 따라 은행은 신용보증기금이 대출 보증을 서는 동안 가산금리를 부과할 수 없지만, 국민은행은 이를 무시했다. 이런 방식으로 국민은행은 2010년 6월부터 올 9월까지 1471개 중소기업으로부터 이자 29억 원을 부당하게 받았다.

외환은행은 중소기업에 변동금리 대출을 해 주면서 당초 약속을 어겨가며 임의로 금리를 인상했다.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 대출금을 늘리는 등의 ‘약정 변경’이 있을 때만 가산금리를 매길 수 있는데 외환은행은 이를 지키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06년 6월∼2012년 9월 3089개 중소기업이 181억 원의 대출이자를 부당하게 냈다.

금감원은 과다하게 받은 이자를 해당 기업 4560곳에 돌려주라고 두 은행에 지시했다.

○ 중소기업 외환관리 수수료 50% 인하

내년 4월까지 중소기업 대상 선물환(先物換) 수수료가 50% 낮아진다. 선물환은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에 대비하는 대표적 금융상품이다. 수출을 주로 하는 기업에 유용한 상품이지만 중소기업에는 수수료 부담이 컸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신용등급이 낮아 올 상반기(1∼6월) 기준 대기업보다 3배 많은 수수료를 내야 했다.

동양그룹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로 불거진 고령층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마련된다.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제정·시행하는 ‘금융소비자 모범규준’에 60세 이상 고령층, 은퇴자, 주부 등 금융 취약계층 보호 강화를 위한 구체적 절차를 만든다. 이들에 대한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특히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다른 정보보다 먼저 알리도록 강제할 방침이다.

보험 관련 의료자문을 맡는 의사들이 법원 소송 감정의사로 참여해 가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관행도 고친다. 국내 14개 손해보험사 자문의사 중 30%인 128명이 보험금 관련 소송 때 법원 감정의로 참여해 보험사 편을 든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생명보험협회는 앞으로 외과의학회 등 주요 의학회와 업무협약을 통해 분야별 자문의사 풀(pool)을 구성한다. 또 보험사들은 의료심사 자문 처리현황을 6개월에 한 번씩 금감원에 보고하게 된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