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창업의 최우선 원칙은 창업자들이 서로 솔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견에 동의할 수 없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얘기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온라인 뮤직 서비스업체 ‘송킥’(songkick.com)의 공동 창업자인 미셸 유 최고제품책임자(CPO·33)는 전화와 e메일을 통한 인터뷰에서 스타트업의 성공조건으로 신뢰에 기반을 둔 정직한 의사소통을 꼽았다. 엇비슷한 이력의 친구들이 모여 공동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 벤처 기업계에서 창업자 간의 불신은 사업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최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송킥은 2007년 유 CPO를 비롯해 이언 호가스, 피트 스미스 씨 등 라이브 콘서트 현장의 감동에 푹 빠진 젊은이 3명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담긴 음원을 수집하고 분석해 관련 가수들의 콘서트 정보를 전달하자는 단순한 아이디어였다.
송킥은 창업 후 세계적인 벤처캐피털인 와이콤비네이터, 인덱스벤처, 세콰이어캐피털 등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3년 베스트 안드로이드 앱(응용프로그램) 50’ 중 하나로 뽑혔고, 콘서트 티켓 판매량이 티켓마스터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한 유 CPO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가며 송킥의 웹과 모바일 서비스 제작을 주도했다. 초기에는 모은 정보를 활용해 콘서트 티켓을 중개하는 데 그쳤다. 시간이 흐르면서 송킥은 세계 각국의 음악 팬들이 뜻을 모아 유명 뮤지션을 초청하거나 무명 가수들의 콘서트를 후원하는 등 음악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장터로 발전했다.
유 CPO는 “싸이나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 뮤지션들의 수입 중 70%가 라이브 콘서트에서 나올 정도”라며 “음악의 생산자와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글로벌 음악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 CPO는 한국기술투자의 전 미국지사장인 한숙자 씨(57)의 장녀다. 아버지는 대만인이다. 어머니 한 씨는 1985년부터 10년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의 애플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다. 2000년대에는 국내 벤처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역할을 했다. 유 CPO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벤처기업인인 어머니에게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덕분에 한국 문화에도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이 겪는 대부분의 어려움은 인내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스타트업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송킥은 아직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하지 않았다. 유 CPO는 “이미 수많은 한국의 음악 팬들이 송킥에서 열성적으로 활약하고 있다”며 “조만간 한국어를 지원해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라이브 콘서트 시장의 변화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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