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가격파괴’로 화제를 모아온 대형 유통업체들의 ‘반값 전쟁’이 이번에는 국민 보양식품인 홍삼 시장에서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는 홍삼전문기업 천지양과 6개월 동안 공동 기획해 만든 6년근 홍삼정을 21일부터 전국 138개 점포 및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한다고 19일 밝혔다. 홈플러스가 이번에 선보이는 ‘홍삼정 지(知)’의 가격은 240g 기준 9만 원. 시중에서 팔리는 같은 무게의 6년근 홍삼정 제품 가격(‘정관장’의 경우 19만8000원)보다 최대 55% 저렴하다. 홈플러스는 최근 이마트가 출시해 ‘반값 홍삼’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마트 홍삼정’(9만9000원)보다도 9% 싸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격 책정과 관련해 홈플러스는 원재료 매입과 디자인, 물류 등 유통 전 과정에서 비용을 최소화해 가격을 낮춘 반면 품질은 높였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의 강기준 건강 담당 바이어는 “홍삼의 핵심 성분인 사포닌 함량을 일반 제품보다 높은 홍삼 1g에 7mg으로 높이는 등 품질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신제품 판매를 계기로 대형 유통업체들의 홍삼시장 쟁탈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종근당건강과 함께 자체상표(PL) 홍삼정을 9만9000원에 시판해 이틀 만에 준비한 2000개를 모두 팔아치웠다. 이후 예약판매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달 말까지 2만 건의 예약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마트는 현재 생산 물량을 모두 예약자 배송에 돌리고 있다. 연말쯤이나 되어야 다시 매장에서 반값 홍삼을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다 롯데마트도 저가 홍삼정 출시를 검토 중이다. 만약 롯데마트까지 합세하면 대형마트 3사가 나란히 홍삼 가격 전쟁에 나서게 된다.
지난해 기준 국내 홍삼 시장 규모는 1조3000억 원 수준이었다. 이 중 KGC인삼공사의 홍삼 브랜드 ‘정관장’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65∼70%로 압도적인 1위였다. KGC인삼공사는 인삼씨를 뿌리는 단계부터 총 8년간 농가와 계약해 품질 관리를 하므로 후발주자들이 단시간 안에 품질을 흉내 내기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잇따르면 ‘정관장’ 중심의 고가 홍삼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10만 원대가 훌쩍 넘는 가격 때문에 홍삼 구입을 망설이던 소비자들이 많다”며 “대형마트들이 우수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공세를 계속하면 홍삼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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