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 시간) 홍콩 아시아 월드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는 단일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관련 공연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였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한류를 이끄는 경제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연말 세일시즌을 앞두고 있는 홍콩 상점가도 MAMA 덕분에 다소 이른 대목을 맞았다. 행사를 하루 앞둔 21일부터 홍콩 국제공항과 시내 곳곳은 MAMA를 보기 위해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20년째 홍콩 침사추이에서 관광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에드 웡 씨(48)는 “며칠 새 젊은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늘었다”며 “한국 유명 가수들이 홍콩에서 공연을 하는 덕분에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 MAMA 위상 갈수록 높아져
1만여 장의 MAMA 공연 티켓은 판매가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모두 팔렸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CJ E&M 측은 티켓 매출과 광고를 비롯해 공연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경제효과만 약 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국내에서만 1000여 명이 넘는 스태프가 홍콩 현지로 날아가는 등 세트 제작, 영상, 조명 등 음악 공연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산업이 성장하는 효과가 있었고, 관광상품 개발 등 유관 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MAMA의 위상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이를 홍보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중국 최대 신용카드회사인 유니온페이, 일본의 닛산과 소니, 아사히 등 40여 개 기업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첫해였던 2009년만 해도 협찬사를 구하는 데 애를 먹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협찬사가 2배로 늘었고, 일부 기업은 협찬사가 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세계 93개국에 방영됐다.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투더우도 행사를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CJ E&M 관계자는 “티켓 판매 등을 통한 직접 수익을 비롯해 각 기업의 광고 노출 효과, 유관 사업 경제유발 효과까지 따지면 올해 MAMA의 경제효과가 총 3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 해외 유명 뮤지션도 관심 높아
MAMA는 단순히 국내 가수들의 해외 공연 수준을 넘어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국내 가수들 간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된다. 2011년에는 미국 ‘블랙아이드피스’의 윌아이엠과 2NE1, 지난해는 힙합가수 BOB와 서인영, 케이윌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올해는 스티비 원더와 씨스타의 효린, 노르웨이 가수 일비스와 크레용팝이 함께했다.
행사 자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유명 뮤지션들도 MAMA에 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CJ E&M 측은 설명했다.
신형관 CJ E&M 상무는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단순히 음악뿐 아니라 패션, 음식, 언어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며 “MAMA 아시안 차트를 만들어 영미 팝음악 시장을 능가하는 아시안 뮤직 마켓을 만드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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