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强男’보다 ‘溫男’이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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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부츠 매출 급증

‘강한 남자보다 따뜻한 남자가 좋다.’

겨울 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남성용 부츠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24일 주요 유통업체들이 부츠 판매 성수기인 10∼11월(11월은 21일까지) 남성부츠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업체별로 매출이 최대 3배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부츠는 원래 여성부츠에 비해 판매량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올 들어 남성부츠의 판매가 갑자기 늘어난 데에는 일찍 찾아온 추위와 남성 패션 스타일의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남성들의 겨울 외투 스타일이 중요한 요인이라는 것이 패션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장문석 신세계백화점 바이어는 “최근 1, 2년 새 겨울철 남성 외투 트렌드는 정장 스타일의 코트류에서 좀 더 따뜻하고 캐주얼한 패딩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예전엔 코트와 맞추기 위해 추워도 정장 구두를 신었던 남성들이 이제 패딩 또는 캐주얼한 외투에 어울리는 부츠류를 자신 있게 구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남성용 방한 부츠 매출은 지난해보다 3배 늘었다. 이 백화점은 최근 어그와 스페리, 파잘, 카믹, 케즈, 탐스 등 다양한 신발 브랜드들이 모피, 가죽, 고무, 패딩 등 다양한 소재의 부츠를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소다, 탠디, 로크 등 정통 신사화 브랜드들도 발목까지 올라오는 남성용 부츠를 내놓았다. 신세계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 광주 등의 지방 점포에서 방한용 부츠 대전을 연다.

오픈마켓 옥션에서는 올가을 이후 남성화 상품등록 건수에서 부츠가 운동화를 제쳤다. 현재 부츠는 옥션의 남성화 전체 상품 등록건수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발목까지 오는 앵클부츠가 인기다. 올겨울 시즌에 반항적인 느낌의 ‘그런지룩’과 ‘밀리터리룩’이 유행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발등 부분이 오리발처럼 생긴 ‘덕 부츠(duck boots)’ 스타일도 인기몰이 중이다. 이 스타일의 부츠는 천연고무 소재로 발등을 감싸 눈과 비를 견디는 방수기능이 탁월하다.

남성용 부츠 판매량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0%, 150% 오른 인터파크와 11번가에선 ‘쇼트 부츠’의 수요가 높다. 11번가 홍보 담당자는 “전력난 때문에 각 기업들이 절전 대책을 내세우다 보니 예년보다 사무실 온도가 썰렁하게 느껴진다는 직장인들이 많다”며 “이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발을 따뜻하게 해주는 쇼트 부츠 스타일이 많이 팔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아웃도어 및 신발 전문 브랜드들도 속속 다양한 방한용 부츠를 선보이고 나섰다. 아이더는 접지력이 높은 남성용 부츠 ‘하쿠’를, 노스페이스는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한 ‘부티3K’슈즈를 내놨다. 로버스는 덕 부츠 스타일의 ‘알래스카’ 라인을 선보였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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