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간섭으로 지목돼 온 ‘인사 내부 공모제’를 없애기로 했다. 또 연내 2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자산 매각 등으로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대폭 낮추기로 했다. 코레일은 부채가 작년 말 현재 14조3000억 원으로 공공기관 중 8번째로 많다. 정부가 최근 빚이 많은 공공기관장들을 소집해 방만 경영을 질타한 이후 나온 첫 자체 대책으로, 앞으로도 다른 기관들의 경영 혁신 방안이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24일 코레일에 따르면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2, 23일 주요 간부들과 ‘경영합리화 간부워크숍’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마련했다.
코레일은 우선 본인 동의가 없으면 회사에서 직원의 부서 이동 인사를 내지 못하도록 규정한 ‘인사 내부 공모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는 부서 간 전보 인사는 반드시 사내 공모를 통해 희망한 직원만 대상으로 낼 수 있게 제한한 것으로 부서장의 조직 장악력을 떨어뜨리고 비인기 부서의 인력난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코레일 관계자는 “개별 직원이 사실상 인사를 거부할 수 있어 경영 효율화에 걸림돌이 됐던 조항”이라며 “앞으로도 공기업의 방만 경영을 상징하는 불합리한 인사·복지 관행을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또 운송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대지는 조속히 매각하고, 서울역 북부와 성북역, 수색역 등 시장성이 있는 기차역 땅은 집중 개발해 수익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 같은 방안을 통해 코레일은 올해 442%로 추산되는 부채비율을 2015년 249%까지 낮출 계획이다.
최 사장은 이날 워크숍에서 “일부 직원은 ‘공기업인데 기차가 멈추기야 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한때 1만5000명이 근무했던 전매청(현 KT&G)도 대규모 인력 감축이 이뤄져 지금은 4000명만 남아 있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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