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국 정관장 수출 1000억 넘을듯… 올해 인도네시아에 법인 설립
2016년까지 중동6개국 판로 확대… 美시장선 ‘홍삼칵테일’까지 선봬
24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내 롯데면세점. 약 900m²에 이르는 면세점 안에는 샤넬 에스티로더 던힐 몽블랑 등 세계적 유명 브랜드 화장품 매장 등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하지만 이 면세점에서 이런 럭셔리 브랜드들을 모두 따돌리고 최대 매출을 올리는 한국 제품이 있다. 바로 KGC인삼공사의 홍삼제품인 ‘정관장’이다.
한국산 홍삼은 이렇게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중국 화교(華僑)들과 현지인들 사이에서 이미 ‘선물용 명품(名品)’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주로 성가가 높던 한국산 홍삼이 동남아시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 인삼제품의 해외 판로, 즉 ‘진생로드(Ginseng Road)’는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동지역까지 연장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매장을 낸 인삼공사는 내년에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2016년까지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중동 6개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정일 인삼공사 해외사업실장은 “과거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을 거쳐 중동지역까지 이어졌던 고려인삼의 판매망이 복원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동지역은 인삼제품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양고기 낙타고기 등 고열량 식품을 섭취해 비만도가 높은 중동인들 사이에서 최근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건강식품으로서 한국산 홍삼의 명성이 차차 알려지면서 중동지역의 고소득층 사이에서 이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 인삼공사는 중동인들이 ‘타무르’라는 대추야자를 즐겨 먹는다는 점에 착안해 대추를 넣은 홍삼 음료로 중동인들의 입맛을 공략할 계획이다.
인삼공사는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도 단독 매장을 냈다. 아직까지 미국인들이 홍삼 제품에 익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쓴맛을 줄인 미국시장 전용 홍삼차 ‘퓨어 진생’과 에너지드링크인 ‘지-샷(G-shot)’도 개발했다. 인삼공사의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해 말 판매하기 시작한 이 음료들은 벌써 10만여 병이 팔려나갔고 주변 술집에 홍삼차를 기본으로 하는 ‘홍삼칵테일’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가 이처럼 세계 각 대륙으로 ‘진생 로드’를 확장하는 데 열을 올리는 이유는 대형마트를 위주로 ‘반값 홍삼’이 대거 등장하는 등 국내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인삼 수출액은 1억3100만 달러(약 1340억 원). 인삼공사의 수출액은 전체 인삼 수출액의 80∼90%를 차지한다. 지난해 1001억 원을 수출했던 인삼공사는 올해 수출액도 1000억 원을 무난하게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찬 인삼공사 품질관리실장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한 덕분에 정관장은 중국산 제품보다 2배 이상으로 비싼데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프랑스 와인, 독일의 맥주, 일본의 초밥 등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자리매김해 고려인삼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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