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고급차 모습 대신 화려한 디자인+근육질 외관
기존 세단에 고성능 엔진 탑재… 스포츠카 뺨치는 주행감각 자랑
신형 제네시스-벤츠 CLS클래스, 아우디 A7-BMW‘M’ 등 ‘스포츠 세단’ 경쟁 불붙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세단의 정의가 점차 바뀌고 있다. 세단은 네 개의 문이 있고 외관상 뚜렷하게 트렁크 위치가 보이는 형태를 뜻한다. 어원은 프랑스 중세시대 ‘스당(sedan)’ 지역에서 사용된 의자식 가마에서 유래됐다. 영국에서는 ‘살룬’이라고도 불린다.
이처럼 세단은 고급스러움을 가미한 전통적인 형태의 승용차라는 뜻으로 통했다. 그런데 최근 국내외 자동차 업체는 기존 세단의 틀을 깬 화려한 디자인과 스포츠카에 맞먹는 주행성능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세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스포츠 세단’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 스포츠 세단으로 탈바꿈한 제네시스 후속 모델
26일 출시되는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후속 모델은 전통적인 세단의 형태를 답습한 구형에 비해 스포츠 세단 성격이 강하다. 외관 디자인을 보면 트렁크가 있는 뒷부분은 길이를 짧게 하고 보닛이 위치한 앞부분은 길게 늘려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제네시스 후속 모델의 개발 과정 또한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국산 대형 세단은 안락한 승차감을 중시했지만 제네시스는 독일의 대표적인 레이싱 서킷인 뉘르부르크링에서 개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엔진의 회전 질감과 서스펜션(차체 하단 충격흡수장치)의 세팅도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나타내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개발 배경은 시장의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네시스 후속 모델은 19일 사전 계약을 접수하기 시작해 22일까지 5235대가 계약됐다. 흥미로운 것은 구매 연령층이다. 구형 제네시스는 30, 40대의 구매 비중이 42%였지만 신형에서는 이 연령층 비중이 47%로 늘었다. 좀 더 스포티한 감각을 살린 개발 방향에 맞춰 고객 연령대도 낮아진 것이다.
○ 해외 고급차 업체는 탄탄한 제품군 갖춰
현대차는 제네시스 후속 모델을 통해 해외 고급차 업체와 경쟁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고급차 업체들은 이미 다양한 스포츠 세단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표적인 스포츠 세단 ‘CLS 클래스’는 기존 세단의 틀을 깬 유선형 디자인과 높은 주행 성능으로 관심을 모았다. CLS 클래스는 2003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7만 대 이상이 팔렸다. 2011년 선보인 2세대 CLS 클래스는 벤츠 최초로 알루미늄 소재의 도어를 적용해 차체 무게를 줄였다.
아우디 ‘A7’도 높은 완성도를 갖춘 스포츠 세단이다.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경사가 짧아 역동적인 느낌을 낸다. 중형 세단 ‘A6’과 대형 세단 ‘A8’의 중간 모델이다. A6보다는 높은 동력 성능과 첨단 장치를 추가했다. A8보다는 주행감과 외관에서 역동성을 강조했다.
기존 세단에 고성능 엔진을 탑재하는 경우도 많다. BMW ‘M’이 대표적이다. 준중형 세단 ‘3시리즈’와 중형 세단 ‘5시리즈’에 높은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해 스포츠카를 웃도는 주행 성능을 구현했다. 벤츠의 고성능 버전인 ‘AMG’도 중형 세단 ‘E클래스’, 대형 세단 ‘S클래스’ 등에 일반 모델보다 높은 성능의 6.3L급 8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마니아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세단은 세단의 편안함과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승용차의 새로운 등급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