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부동산테크]경매로 주유소 투자땐 철거비용도 계산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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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대성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의 동부주유소가 최근 개인투자자에게 팔렸다. 성동교 사거리 인근 준공업지역에 위치한 이 주유소의 매각비용은 토지와 건물을 합쳐 100억2540만 원에 이른다.

이 사례만이 아니다. 고액 자산가 김모 씨(52)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주유소를 매입해 개발하려고 한다. 건폐율과 용적률이 높은 일반상업지역에 들어선 주유소로 주변에 업무시설이 많아 오피스텔을 지어 분양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도심에 위치한 주유소는 상당수가 주요 상권이나 교통 중심지에 자리하고 있어 입지여건이 좋고 개발가치가 높은 편이다. 도심의 신축 용지가 많이 줄어든 만큼 개발용지로서 희소가치도 높아졌다. 또 상업용지에 들어선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개발 규제가 덜하고 용도 변경만 잘하면 인허가를 받는 것도 어렵지 않다. 주유소 용지 규모는 대개 660m² 이상이어서 10층 이상 되는 건물을 건립하기 쉽고 1000m²가 넘는 토지는 대규모 개발도 가능하다.

서울이나 대도시 도심에서는 과거 주유소 자리에 들어선 건물을 종종 볼 수 있다. 도심 알짜배기 땅에 들어선 주유소는 외곽 지역으로 밀려나고 주유소 터에는 수익성이 좋은 호텔이나 오피스빌딩,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 등이 개발되는 것이다. 개발을 통해 토지와 건물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분양이나 임대 운영을 통해 수익도 더 높일 수 있다.

전국 주유소 가운데는 주유소로 계속 사용할 경우 토지와 건물 규모에 비해 임대료나 보증금 수준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영업 마진은 줄고 인건비 부담은 계속되면서 수익성이 하락하는 곳도 많다.

현재 전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는 1만3000여 곳으로 적정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도심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주유소 가운데 업체 간 경쟁과 경기침체 영향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고 있다. 폐업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이 터를 활용한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경매시장에 나오는 주유소도 늘었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 등에 따르면 올 1∼9월 경매에 나온 주유소는 429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가량 늘었다. 외진 곳뿐 아니라 수도권 도심의 목 좋은 주유소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동구 천호동 로데오거리 주변의 시설 좋은 대형 주유소가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낙찰률(입찰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 비율)은 36% 수준으로 떨어졌고 금융위기 이전 100%를 웃돌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70%대까지 하락했다. 경매를 통해 주유소에 투자한다면 낙찰률과 낙찰가율을 감안해 참여하는 게 좋다. 또 주유소 부속시설이 경매 물건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한 경매 물건을 파악한 뒤 경매에 나서야 한다.

또 주의할 점은 주유소 철거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주유소를 용도 변경할 경우 기존 시설을 철거하는 비용과 토양정화 비용 등이 추가로 들어가기 때문에 개발 계획을 세울 때는 이 부분도 감안해 매입비용이나 경매 낙찰비용을 결정해야 한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경매#주유소 투자#철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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