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 거래 행위로 조사를 받아 온 포털업체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로써 두 포털업체는 자진해서 피해자 보상안을 만드는 조건으로 과징금 등 행정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공정위는 27일 전원회의를 열고 네이버와 다음이 신청한 동의의결 신청을 받아들여 절차 개시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제안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제도다.
지철호 공정위 상임위원은 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고 “해외 경쟁 당국은 구글의 불공정행위 등 유사한 사안에 대해 동의의결 절차를 적용하고 있다”며 “인터넷 검색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이 있는 만큼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며 승인 이유를 밝혔다.
네이버와 다음은 앞서 20일과 21일 “인터넷 서비스 분야는 위법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고 구글 등 외국사업자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돼 역차별의 우려가 있다”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검색 결과와 자사 유료서비스를 구분하고, 키워드 검색과 광고를 명확히 분류하겠다는 내용의 시정 방안도 함께 제출했다.
동의의결 개시가 결정됨에 따라 공정위와 포털업체는 30일 이내에 보상 내용을 구체화한 잠정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후 공정위는 불공정행위 피해 기업 등 이해관계자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잠정안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견 청취 과정을 거친다.
형사처벌 여부와 관련해 검찰과의 협의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이 포털업체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위법성이 명백하다고 결론내리면 동의의결 절차가 취소되고 공정위는 징계 심의에 다시 나선다.
의견 청취와 검찰 협의를 거쳐 만들어진 최종 동의안은 다시 전원회의에 상정된다. 전원회의 심의에서 시정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동의의결은 취소된다.
권철현 공정위 서비스업감시과장은 “동의의결과 별도로 올해 안에 국내 온라인 시장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측은 “정보기술 산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한 공정위의 동의의결 개시 결정을 환영한다”며 “경쟁 질서를 개선할 수 있는 시정 방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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