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뿌리산업에 첨단기술 접목… 고객과 동반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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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엔진부품 목·금형·주조·가공까지 일괄시스템
㈜용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조선, 중공업이 지금의 위치에 자리하기까지는 목형과 금형, 주조 등 뿌리산업의 높은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육중한 기계소리가 굴러가는 현장에서 뿌리산업에 첨단기술을 접목하며 묵묵히 제조업의 근간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경북 고령군 성산면에 위치한 ㈜용진(대표 곽용규)에서 남들은 꺼리는 일이지만 함께 일하며 꿈을 이뤄가는 이들의 가슴은 후끈한 제조현장의 열기보다 뜨거웠다.

곽용규 대표
곽용규 대표
“목·금형의 생명은 생산시스템과 품질에 있지만 만든 사람의 정성과 혼이 들어가야 제 역할을 하게 됩니다.” 30년 넘게 목·금형일을 해온 곽 대표는 “목형과 주조금형, 주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작업”이라면서 “모든 산업의 기초와 모태가 되는데, 우리가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며 자신 있게 말을 꺼냈다.

기초산업으로 첨단산업을 만들어내는 이곳은 선박엔진 관련 부품을 주조와 목형, 금형 등의 작업으로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사업장.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형제작→주조→가공까지 전 부문의 일괄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출신인 곽 대표는 1986년에 ㈜용진의 전신인 용진기계목형을 설립했다. 이후 2008년에는 기존의 목형·주조금형에 이어 주물시장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력과 노하우가 밑거름이 됐다.

목형·금형·주조 기술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내 선박엔진 및 중공업 등 산업기계 부품 제조회사의 주문이 쇄도했다. 현대중공업과 STX메탈, 두산엔진 등에 제품을 납품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8억 원, 올해는 경기불황 여파로 수주가 줄어 소폭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15%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

뿌리산업은 초기 투자자본이 거대하고 우수설비 및 각종 실험장비 등을 완벽하게 갖추지 않으면 진입이 매우 어려운 산업 중 하나다. 곽 대표가 성공의 원동력으로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다. 현장에서 갈고닦은 숙련기술, 모든 작업이 공장안에서 이뤄지는 원스톱 시스템, 그리고 사람 중심의 경영이다.

“우리 공장 안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설계를 제외하고 흔히들 말하는 3D 작업들입니다. 그러나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세밀한 가공과 작업들, 기술력으로 제품을 생산해 국내 유수 기업의 바이어들과 연구소에서 찾아와 제품을 의뢰하지요” 현재 2세 경영을 준비 중인 그는 “뿌리산업은 연구개발 투자의 부담이 높다”면서 “정부는 뿌리산업의 육성을 위해 엔지니어 양성기관 설립 등 관련 투자를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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