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상반된 가격 정책을 들고 나온 두 대의 차량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한 대는 예상보다 너무 저렴해서, 또 다른 한 대는 너무 높아서다.
먼저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낮은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당초 업계 관계자들은 QM3의 유럽 판매가격인 2만1100만 유로(약 3000만 원) 부근이나 이보다 약간 비쌀 것으로 예상했다. ‘QM3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사실상의 수입차이기 때문에 관세나 운송비 등을 감안할 때 현지보다는 비쌀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하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르노삼성은 유럽보다 20%가량 저렴한 2250만~2450만 원에 QM3 판매를 시작했다. 이런 영향으로 QM3는 예약 판매 7분 만에 올해 준비한 1000대가 모두 팔리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파격적인 가격은 국내 소형 수입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르노삼성의 의지”라며 “국내 수입차 가격에 거품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QM3가 수입차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수입차 업계는 QM3의 낮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수입차 딜러는 “QM3의 가격을 소비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보고 있다”면서 “향후 수입차 가격을 정하는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닛산의 크로스오버차량(CUV) 쥬크는 해외시장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닛산은 최근 국내에 출시한 쥬크가 닛산자동차에 관심이 식은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과 비교해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더욱이 해외에서는 이미 2014년 모델을 출시했으면서도 국내에는 2013년 모델을 들여와 소비자들을 무시했다는 비난까지 사고 있다.
지난달 14일 국내에 출시된 쥬크는 2013년 형 S와 SV 두 가지 모델로, 가격은 각각 2690만 원과 2890만 원이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미국 등지에서는 몇 가지 사양이 보완된 2014년 형 쥬크를 출시했다. 가격도 S가 1만8990달러(약 2015만 원), SV는 2만2040달러(약 2339만 원)로 국내보다 20% 이상 저렴하다.
더욱이 정부가 올해부터 의무 사항으로 규정한 타이어공기압경보장치(TPMS)를 장착하지 않기 위해 지난해 미리 형식승인을 받는 꼼수(?)를 썼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관계자는 “가격을 책정할 때는 운송비와 관세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한다”면서 “각 국가별 가격은 그 나라의 상황에 맞춰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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