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예약손님이 60% 규모…개점 30분이면 만석 본사 레시피보다 더 많은 양의 소스 사용해 깊은 맛 고객만족 서비스·하이닉스 직원 할인도 대박 비법 ㈜훌랄라 신메뉴 출시·피드백 등도 든든한 지원군
한달 평균매출 8500만원, 연매출 10억원, 연 순이익 3억!
하도 장사가 안돼 ‘경기 빙하기’라고 까지 일컫는 요즘, 도대체 누구야? 이렇게 돈을 삼태기로 긁어모으는 사람이. 잘 나가는 중소기업 이야기가 아니다.(사실 웬만한 중견기업보다 낫다!) 종업원 8명(주방 3명, 홀서빙 5명)을 두고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훌랄라치킨 경기 이천의 하이닉스점이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이다.
훌랄라치킨 하이닉스점을 운영하는 김낙준(47) 사장은 창업 6년 만에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승승장구해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2007년 99m²(30평)의 작은 점포로 출발한 하이닉스점은 몰려오는 고객을 감당하지 못해 올 9월엔 인근으로 점포를 옮겨 두 배로 확장했다. 지방 소도시에서 그것도 중심상권이 아닌 변두리상권에서 대도심 못지않은 매출을 올리는 비결은 뭘까.
● 개점 30분 만에 만석…연신 “띵동 띵동” 주문벨 소리 요란
훌랄라치킨 하이닉스점의 ‘대박 X파일’을 알아보기 위해 점포를 찾은 것은 지난 22일 저녁. 어스름한 어둠 속에 미국풍의 훌랄라치킨 네온사인은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점포는 이천의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에서 불과 60∼7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목 좋은’ 곳. 거리엔 때마침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후 6시부터 문을 연다는 가게엔 셔터를 올린 지 불과 30여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고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띵동, 띵동!” 홀에 마련된 주문 벨은 쉴 틈이 없었다. 6인 좌석의 테이블이 25석 마련된 홀은 벌써 3분의2가 꽉 차 있었다. 구석에 길게 마련된 좌석엔 ‘예약석’이란 표지판이 테이블 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상 만석인 셈. 직장인들뿐만 아니라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고객들도 상당수 자리를 차지했다.
김 사장은 “우리 가게는 예약손님이 60% 가량 된다. 가게 문을 열고 30분 정도만 지나면 거의 만석이다. SK하이닉스 본사 앞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손이 모자라 인터뷰 도중에도 서빙하느라 수시로 자리를 비웠다. “손이 부족해요. 다른 곳보다 돈을 많이 주는데도 서빙인력들이 힘들다고 나갑니다. 바쁜 것은 좋지만….” 서빙 후 자리로 돌아온 김 사장은 말끝을 흐렸지만 얼굴엔 미소가 활짝 피어올랐다.
● 숯불-오븐구이로 승부… 김병갑 회장이 점포 낙점
김 사장이 창업의 길로 들어선 건 6년 전. 하이닉스에 20년을 넘게 근무한 김 사장은 ‘스트레스성 공황장애’라는 건강이상을 겪었다. 회사를 휴직하고 쉬는 동안 이천 시내서 바비큐치킨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지인의 권유로 창업의 첫발을 내딛었다. 창업비용은 1억8000만원. 점포비와 인테리어를 합친 가격이었다. 처음엔 식당 주점 등 몇 가지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렇지만 하이닉스라는 직장인이 주 고객인 이 상권에선 ‘퇴근 후 가볍게 한 잔’하는 치킨전문점이 제격이었다. 특히 기름에 튀기기 않고 숯불과 오븐에 구운 바비큐치킨으로 인기몰이를 하던 훌랄라치킨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쉽게 결정했다, 훌랄라치킨으로. 특히 본사에서 대부분의 식자재를 완제품 형태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선 판매점에선 원육을 다듬거나 소스를 손 댈 필요가 없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훌랄라치킨 김병갑 회장이 첫 점포를 낙점해 주셨습니다. 몇 군데 눈길 가는 곳이 있어서 망설였는데 김 회장께서 여기가 좋겠다며 콕 찍어 주셨지요. 결론은 대박이었습니다.” 김 사장은 창업을 하던 그때를 생각하며 씨∼익 웃었다.
● 맛으로 승부 & 고객만족 & 본사지원 3박자 척척
“김 사장님, 어떻게 해서 대박을 쳤습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선한 그의 입에서 껄껄껄 너털웃음을 짓더니 ‘대박 X파일’을 무장해제하듯 순순히 꺼내 보였다. X파일 첫 번째는 ‘맛으로 승부’하는 것. 기본 중에 기본을 충실히 하자는 것이다. 김 사장은 본사에서 정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소스를 사용했다. 천편일률적인 레시피서 벗어나 ‘창조 레시피’를 발굴했다. 소스를 더 졸여 깊은 맛을 나게 하는 것. 원재료는 그대로이지만 조리방법만 다르게 차별화했다. 배달할 땐 소스가 묽으면 줄줄 흐르지만 졸인 소스를 사용하면 닭에 소스가 달라붙어 찰진 맛을 나게 한다.
두 번째 X파일은 고객만족. 김 사장은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가 지향점이라고 했다. 2010 월드컵 때의 일화. 그 당시 배달이 너무 밀려 배달 시간이 1시간 이상 지체됐다. 김 사장은 이들 고객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했다. 당시 40마리 가량이나 됐다. 고객과의 약속을 어긴 ‘죗값’을 서비스로 대신했다. 그 결과 그들이 ‘욕하는 고객’이 아닌 평생고객이 됐다. 또 매장 문을 나서기 전 고객 휴대폰에 출발문자를 알리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할인 서비스’도 그를 키운 힘이었다. 주 고객인 하이닉스 직원에겐 정가의 5%를 할인해 줬다. 단골에겐 서비스 안주를 듬뿍 주었다. 할인마케팅은 고객만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단골로 만드는 첩경이었다. 하이닉스라는 거대 고객집단에 위치한 입지조건도 큰 몫을 했다.
팔을 걷어붙이고 밀어준 ㈜훌랄라는 든든한 그의 지원군이었다. 특히 1년에 5∼6번 출시하는 신규메뉴는 고객층의 식상한 혀를 다시 끌어들이고 새로운 맛을 기대하게 했다. 또 조리의 문제점이나 원재료에 대한 의문점을 즉각 피드백해 주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매장 방문을 통해 고충을 해결해 주었다. 김 사장은 “본사의 언론 광고마케팅 또한 고객을 몰고 오는 큰 힘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요즘 더욱 싱글벙글이다. 점포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가 또 들어서기 때문이다. 지금은 홀의 매출 비율이 75%에 달하지만 곧 배달비율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사장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경우 3∼4년이면 업종을 바꿔야 한다지만 우리는 끄떡없다”며 “이 참에 잘되는 장사가 큰 점포로 옮기면 위험하다는 속설도 한 방에 날려버리겠다”고 손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