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해외 판매 5000만 대 돌파… 자동차산업 중심으로 우뚝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6일 03시 00분


‘지구 5.7바퀴.’

올 4월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누적 판매 대수가 5000만 대를 돌파했다. 4월 8일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 부두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투싼 ix’, ‘아반떼’, ‘i30’, ‘제네시스’ 등을 선적하면서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준중형차 ‘아반떼’를 기준으로 5000만 대를 한 줄로 세울 경우 지구 5.7바퀴를 돌 수 있는 길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판매 역사는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아차는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행 운반선에 선적함으로써 해외 판매를 시작했다. 현대차는 그 이듬해인 1976년 한국 자동차 첫 고유 모델인 ‘포니’ 6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것이 첫 기록이다. 불과 만 40년이 안 된 상태에서 5000만 대를 돌파한 것이다.

이번 해외 판매 5000만 대 돌파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구축한 상태에서 달성한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변방에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도 나온다.

가속도 내며 성장

현대·기아차의 해외 누적 판매 대수가 1000만 대를 돌파한 것은 27년 만인 2001년이었다. 이후 2000만 대 돌파에는 5년, 3000만 대 돌파에는 3년, 4000만 대 돌파에는 2년이 걸렸다. 이후 5000만 대를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20개월이다. 이 같은 성장 추세에는 수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기아차의 누적 수출 대수는 약 3147만 대로 해외 전체 판매량(4833만 대)의 65% 수준이다.

해외 현지 생산·판매 체계도 해외 판매량을 늘리는 데 밑바탕이 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시 아래 2002년부터 글로벌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 현대·기아차는 약 10년 만에 선진국과 신흥국을 아우르는 ‘글로벌 생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연간 기준으로 중국 144만 대, 미국 60만 대, 유럽 60만 대, 인도 60만 대, 러시아 20만 대, 브라질 15만 대, 터키 10만 대 등의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기준 미국에서 누적 1220만 대, 중국에서 누적 660만 대의 판매 기록을 세우게 됐다. 현대·기아차는 현지 전략 차종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해외에서 특화 생산·판매하는 현지 전략 모델을 총 18종 보유하고 있다. 기아차 또한 8가지 모델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높은 수출 성적은 실물경제로 이어져

현대·기아차의 해외 시장 개척은 실물경제로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자동차 산업은 수출, 무역수지, 고용, 세수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산업은 부품 포함 총 718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국내 전체 수출액인 5481억 달러의 13.1%다. 무역 수지의 경우 그 성장세가 도드라졌다. 지난해 자동차산업은 무역 수지에서 617억 달러 흑자를 거둬 국가 전체 무역 흑자(285억 달러)의 2.2배를 기록했다.

높은 수출 성적은 고용으로 이어졌다. 2010년 기준 자동차산업의 직간접 고용인원은 175만여 명으로 2001년보다 19%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고용인원이 10% 늘었던 것을 감안했을 때 돋보인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1차 협력업체가 창출한 신규 일자리가 1만5000개 수준”이라며 “고용창출에 대한 높은 기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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