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작고 예쁜 QM3, 100km 달린 뒤 드러난 장단점은…

  • 동아경제
  • 입력 2013년 12월 10일 14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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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는 개성 있는 수입차를 타고 싶지만 구입비나 유지비 때문에 망설이는 운전자들이 한번 쯤 고민해볼만한 자동차다.

르노삼성자동차가 SM시리즈와 QM5에 이어 국내에 내놓은 다섯 번째 모델 QM3는 유럽에 출시된 르노 캡처를 이름만 바꿔 들여온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rossover Utility Vehicle)이다. 르노의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전량 생산한다. 르노삼성은 QM3를 들여오며 “차의 본질은 수입차지만, 애프터서비스나 판매가격은 국산차라고 보면 된다.”고 성격을 규정했다. 르노는 캡처를 앞세워 독일차에 내줬던 유럽의 소형 디젤차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캡처는 현재 유럽에서 동급 차종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QM3 3가지 장점은 디자인, 연비, 가격”

르노삼성은 QM3 출시를 계획하며 초기물량을 적게 잡았다. CUV라는 차량 성격상 판매량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출시 7분 만에 한정적으로 확보한 1000대가 모두 팔려나가며 예측은 크게 빗나갔다. 10일 현재 르노삼성이 밝힌 QM3의 예약 물량은 약 6300대에 달한다. 이 예약 분은 빨라도 내년 3월은 돼야 국내에 들여올 수 있다. 르노삼성은 현재의 뜨거운 관심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질지 불안한 상황이다.르노삼성의 국내 영업을 책임지는 박동훈 부사장은 당초 “QM3의 글로벌 생산량이 부족해 일단 1000대를 먼저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우리가 예측을 제대로 못한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애초에 물량을 적게 요청했다는 얘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국내 운전자들이 QM3를 직접 타보거나 경험하지 않고도 서둘러 계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르노삼성은 독특한 디자인과 동급 최고의 연비, 저렴한 가격 등 3가지를 인기요인으로 꼽았다.

#튀는 디자인에 독특한 컬러로 확실한 존재감

QM3의 가치를 직접 알아보기 위해 운전대를 잡고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 100km가량을 달려봤다.
주차장에 세워진 QM3의 첫인상은 ‘예쁘고 생각보다 커 보인다.’였다. 르노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외관은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우면서도 흔치않은 개성을 뽐냈다. 전면은 르노삼성의 엠블럼을 가운데 두고 날개를 펼치듯 라디에이터 그릴이 길게 뻗어있고, 그 끝에 헤드램프가 자리해 실제보다 넓어보였다. 안개등과 LED 주간주행등을 공기흡입구(air intake) 양옆으로 낮게 배치해 안정감을 줬다. 측면은 뒤쪽으로 갈수록 올라가는 캐릭터 라인을 넣고 볼륨을 줘 역동적인 느낌을 살렸다. 전체적으로 작은 차체에 17인치 대형 휠을 결합해 민첩한 모습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돋보이는 부분은 색상이다. 오렌지색 차체에 흰색루프를 얹은 투톤컬러나 검은색 차체에 지붕과 일부 라인을 오렌지색으로 꾸민 투톤컬러 등이 인상적이다. 멀리서도 존재감이 확실했다.

이런 톡톡 튀는 디자인이 출시 초기에 운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산차 중에는 현대차의 벨로스터나 기아차의 쏘울 정도가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꼽혀왔다.

차체는 전장 4125mm, 전폭 1780mm, 전고 1525mm, 휠베이스 2605mm로 쏘울(4140×1800×1600×2570mm)에 비해 약간 작다.

#실용적인 실내, 뒷좌석은 좁아

실내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단순하면서 실용적으로 꾸몄다. 우선 글로브박스는 미닫이 서랍처럼 슬라이딩 방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게 했다. 노트북이나 카메라 등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깊다. 여기에 탈착이 가능한 시트커버를 적용해 세탁은 물론 취향에 따라 커버를 교체할 수도 있다.
대시보드 상단에 수납공간을 배치하고, 센터페시아에 있는 6.5인치 디스플레이로는 오디오시스템,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뒷좌석은 6대4로 접히며 앞뒤로 밀고 당길 수 있다. 하지만 신장 175cm의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무릎이 앞좌석에 닿고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트렁크는 평소 377리터의 화물을 실을 수 있고 뒷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235리터까지 화물공간이 늘어난다.

#엔진과 변속기의 기본기 탄탄

QM3는 내구성이 뛰어난 1.5dCi 디젤 터보엔진을 탑재했다. 배기량 1461cc에 직렬 4기통으로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10년 전 르노에 처음 적용하기 시작한 이 엔진은 5세대까지 진화하며 르노, 닛산, 벤츠의 소형차 등 27개 모델에 1000만대 이상 탑재돼 성능을 검증받았다. 최근엔 이산화탄소 등 배기가스 저감 효과가 큰 커먼레일 시스템을 적용한 엔진이 나오기 시작했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사가 만든 건식 6단 DCT(Dual Clutch Transmission·모델명 6-DCT 250)를 사용했는데, SM5 TCE에 쓰인 것과 같다. 일부에서 오해하는 BMW, 벤츠, 페라리 등 고성능 차량에 탑재된 게트락사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는 다른 모델이다. 이 변속기는 2개의 클러치가 각각 홀수와 짝수 기어의 변속을 담당해 다른 기어가 작동하는 순간 나머지 기어가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빠르게 변속해 응답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도심에서 초기 가속이나 저속 토크는 일품이었다. 신호대기 때문에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할 때 치고나가는 힘이 느껴지고, 어지간한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자동차전용도로에 올라서 속도를 조금 더 내자 작은 엔진의 한계가 금방 느껴졌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았다.

#고속주행 한계 분명, 소음과 진동 아쉬운 수준

소음과 진동도 예상보다 심했다. 100km/h를 넘어서자 이전에는 조용했던 엔진소음이 실내로 밀려들어왔다. 엔진룸의 흠·차음재를 반만 넣은 결과다. 핸들링은 유럽차 특유의 정교함과 민첩함이 돋보였고, 하체는 국산 중형차보다 단단한 편이다. 유럽 신차 안전성 평가인 ‘유로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아 안정성을 입증했다.
QM3의 정부 공인연비는 18.5km/ℓ(복합연비 기준)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이날 거친 시험 주행을 마친 뒤 측정한 실제연비도 13.2km/ℓ로 나쁘지 않았다. 도로 상황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신차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한 시승의 경우 보통 공인연비의 60~70%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요 안전편의사양은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EBD(electronic brake force distribution), BAS(Brake Assist System), 후방카메라, 경사로밀림방지장치, 타이어공기압 자동감지시스템, 4에어백, 전방안개등 코너링기능, 크루즈컨트롤, 스마트카드시스템 등이 있다.

판매가격은 보급형인 SE 2250만 원, 고급형 LE 2350만 원, 최고급형인 RE는 2450만 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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