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부활 전통시장]<19>LG유플러스-서울 중부·신중부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7일 03시 00분


‘사장님 요금제’ 덕분에… “발길 뜸한 새댁들 돌아왔어요”

13일 서울 중구 오장동 중부·신중부시장에서 이상민 LG유플러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가운데)과 직원들이 오경상회 박중업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LTE 사장님 요금제에 따른 모바일 홈페이지 설치와 결제시스템 페이나우를 지원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3일 서울 중구 오장동 중부·신중부시장에서 이상민 LG유플러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가운데)과 직원들이 오경상회 박중업 사장(왼쪽에서 두 번째)에게 LTE 사장님 요금제에 따른 모바일 홈페이지 설치와 결제시스템 페이나우를 지원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이곳 손님은 대개 20년이 넘은 단골이라 품질과 가격만큼은 털끝만큼의 의심이 없어요. …다만 젊은 새댁들의 발길이 뜸한 게 걱정이었는데 제가 쓰던 휴대전화 덕분에 고민을 조금 덜었어요.”

영하 7도의 추위가 찾아온 1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중부시장에서 30년 넘게 건어물을 팔아 온 오경상회 박중업 사장(68·여)은 최신 스마트폰으로 가게의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손님들에게 모바일 쿠폰을 보내고 있었다.

이 홈페이지에는 오경상회에서 다루는 김, 미역, 멸치, 다시마 등 건어물의 최신 가격과 특가 상품 정보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단골 손님에게 스마트폰으로 가게의 위치 및 상품 가격 정보가 담긴 모바일 쿠폰을 보냈다.

이 같은 최신 마케팅을 하게 된 연유를 묻자 박 사장은 “LG유플러스의 사장님 요금제 덕분”이라며 “아직은 서툴고 따라 하는 수준이지만 하나씩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LG유플러스가 중부시장 상인대학 강의를 통해 자영업자를 위한 새로운 맞춤 요금제에 대한 강의를 듣고 10여 명의 인근 동료와 가게 홍보를 모바일로 하기 시작한 것이다.

○ 소상공인들을 위한 최적의 요금제

LG유플러스는 9월부터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마케팅 지원을 위한 맞춤형 요금제 ‘LTE 사장님 요금제’를 새롭게 만들어 판매에 나섰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특정 세대나 성별을 겨냥한 요금제는 많았지만 직종을 세분한 요금제를 내놓는 것은 처음이다.

21가지 요금 체계로 구성된 사장님 요금제는 기존의 LTE 요금과 큰 차이가 없다.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면 쓰던 요금 그대로 지역 광고 패키지를 무료로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요금제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위치기반 지역광고 앱(응용프로그램)인 ‘딩동’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이를 통해 매장 지도나 전화번호 그리고 판매 상품의 정보를 한 번에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홈페이지가 무료로 제공된다. 또 주인이 원하는 시간에 매장 할인 상품 쿠폰을 발송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쿠폰은 무료로 제작되지만 발송 건수에 따라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전화 통화 연결음에 가게의 홍보문구를 삽입할 수 있는 음성 광고 서비스 ‘비즈링’도 무료로 제공된다.

이상민 LG유플러스 서비스플랫폼사업부장은 “대형마트나 프랜차이즈 등의 현대식 유통업체와 달리 매장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방법이 없던 소상공인의 고충을 이동통신 요금제로 풀어 보려고 노력한 결과가 바로 사장님 요금제”라고 설명했다.

9월 출시 이후 하루 1500명씩 가입자가 늘 정도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반응이 뜨겁다. LG유플러스 측은 이 같은 호응을 바탕으로 다음 달부터는 세무기장과 렌털, 인쇄물 제작 지원 등 소상공인들이 필요로 하는 부가서비스를 추가로 포함할 계획이다.

○ 전통시장 현대화부터 건강 도우미까지

LG유플러스와 중부·신중부 시장과의 인연은 본거지가 같은 서울 중구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올해 9월에 양측은 자매 결연을 맺었다. 이후 LG유플러스는 이곳 상인들에게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결제기인 ‘페이나우’를 무상으로 보급하기도 했다.

페이나우는 스마트폰에 초소형 카드리더를 부착하고 앱을 설치하면 언제 어디서나 카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물건을 싣고 현장으로 달려가 판매하는 상인들에게는 값비싼 기존 단말기보다 관리가 쉽고 부피가 작아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또 이를 활용해 시간대별 판매 현황이나 매출 통계를 관리하기도 쉬워졌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평소 시간을 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이곳 전통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추석 연휴 기간에 방문 진료 차량을 운영하며 무상 진료에 나서기도 했다. LG유플러스 자원봉사단과 의료봉사 단체 연우 소속 전문의 20여 명은 방문 진료를 위해 마련된 특수 차량 2대에서 희망하는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내과, 치과, 한의과 영역에서 상담과 진료를 벌였다.

김정안 중부·신중부 시장 상인회장(62)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가게를 지켜야 하는 상인들은 생업에 쫓기다 보니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쉽다”며 “전통시장 이웃사촌들의 상생 노력에 상인들도 점차 마음을 열고 시장 혁신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 10년째 전국 대형마트에 자체 브랜드로 납품 ▼
우리시장 스타/ 건미역-다시마 유통 ‘해초미인’ 주경식-최선옥 사장 부부


전통시장 브랜드인 ‘해초미인’으로 대형 유통마트 진출에 성공한 주경식 최선옥 부부.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통시장 브랜드인 ‘해초미인’으로 대형 유통마트 진출에 성공한 주경식 최선옥 부부.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충분히 공존하고 경쟁이 가능한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1980년대 이후 중부·신중부시장에서 건미역과 건다시마 유통 사업을 벌여 온 주경식(60) 최선옥(54) 사장 부부는 10년째 전국의 대형마트에 자체 브랜드를 단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들 부부가 운영하는 ‘해초명가 다다’는 롯데마트의 전국 700여 개 매장과 코스트코 9개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제품 생산에서부터 품질관리까지 모두 이들 부부의 몫이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해초미인’이라는 독자 상표까지 만들어 브랜드 경영에 나섰다. 매출이 꾸준히 늘자 이제는 성공 비결을 문의하는 인근 시장 상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시장에서 손님들을 상대할 때처럼 믿을 수 있는 제품을 꾸준하게 공급하는 것이 최선의 비법”이라고 답한다. 다시마와 미역은 원산지에 따라 품종과 환경이 달라 맛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얼마든지 값싼 제품을 쓸 수도 있지만 결국 식품을 찾는 손님들은 맛과 품질을 찾아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이들 부부는 완도산 다시마와 기장산 미역만을 고집해 결국 대형 마트까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30년 이상 이곳에서 장사를 해오며 수차례 포기할 뻔했던 아픔을 겪었지만 꿋꿋이 재기에 성공했다.  

▼ 서울 중부-신중부 시장 세계 최대 규모 건어물 물량 취급 ▼

“이곳이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건어물 시장입니다.”

서울 중구에 있는 32개의 전통시장은 각자 뚜렷한 개성을 자랑한다. 이 가운데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사이에 있는 중부·신중부시장은 우리나라 멸치, 오징어, 미역 등 건어물이 한데 모이는 특화시장이다. 서울 한복판에 바다 내음이 난다고 해 ‘바다를 품은 시장’이란 애칭도 있다.

을지로4가에 인접한 오장동은 1950년대에는 이북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이 주로 정착해 키운 상권이다. 1960년대 중반 서울 주위의 건어물 상인들이 대거 이쪽에 모이기 시작하며 형성됐다. 한동안 중부시장과 신중부시장이 나뉘어 운영됐지만 이제는 상인회도 통합돼 사실상 하나의 시장이 됐다.

1980년대는 이곳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다. 당시 굴비가 중산층 가정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덩달아 시장도 활황을 누렸다. 당시는 굴비 산지인 전남 영광에 생산 공장이 희귀해 대부분 염장 상태로 운반돼 중부시장 인근에서 가공돼 소매로 판매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산지에서 굴비 가공이 이뤄지고 대형마트가 등장해 지금은 도매로 명맥을 잇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굴비보다는 멸치 북어 새우 황태 노가리 김 다시마 등 건어물과 밤 대추 제수용품 등이 주력 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김이나 다시마를 구매하기 위해 찾는다. 김정안 상인회장은 “건어물은 최고의 맥주 안주이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안에 독일처럼 멋스러운 맥주 타운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련 상담 및 문의
△ 동아일보 기획특집팀 02-2020-0636 changkim@donga.com
△ 시장경영진흥원 02-2174-4412 jammuk@sijang.or.kr
#LG유플러스#신중부 시장#해초미인#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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