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문화에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여자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기본적 위생과 의료를 개선하고 높은 유아 사망률에 맞서 싸우려면 여자들을 교육 시키는 게 답이랍니다. ―세 잔의 차(그레그 모텐슨, 데이비드 올리버 렐린·이레·2009년) 》
책의 공동 저자이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모텐슨은 미국의 고산 등반가다. 이 책은 모텐슨의 실화를 담았다. 그는 199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히말라야 K2 등정에 나섰다가 조난을 당한다. 산속을 헤매다 들른 코르페라는 작은 마을에서 현지인들의 보살핌을 받고 기력을 회복한다. 모텐슨은 은혜를 갚고자 마을 사람들에게 소원을 물었다. 사람들은 학교가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모텐슨은 약속을 지키고자 미국으로 돌아와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의 진정성을 믿은, 나이 많은 부자들이 나타났다. 그렇게 지은 학교가 모두 78개에 이른다고 책은 소개한다.
모텐슨이 특히 중점을 둔 것은 여학교 건립이었다. 히말라야 마을에서 여자아이들은 아무런 교육을 받지 못하고 지냈다. 그는 “남자는 공부를 시켜놓으면 도시로 나가지만 여자는 고향에 남아 자신이 배운 걸 남들에게 전파한다”고 말한다. 고립된 산악 마을을 작은 사회로 본다면 사회가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 가족 한 명 한 명을 돌보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의 노력은 2000년대 들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2011년 그가 지은 학교 일부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책에서 모텐슨이 만난 이슬람 지도자가 ‘당신이 했다고 알려진 업적 중 절반만 사실이어도 난 당신을 존경한다’고 말한 부분이 있는데 마치 미래의 상황을 예측한 것 같기도 하다. 일부 업적이 부풀려졌다 하더라도, ‘여성을 교육시켜 사회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모텐슨의 생각과 추진력은 지금도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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