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수익률만큼 온정도 차곡차곡 쌓을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증권사 연말 봉사

이달 12일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포천중리초교 학생들과 김종술 한화투자증권 인사지원팀장(뒷줄 가운데), 최호경 교장(김 팀장 오른쪽)이 한화투자증권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 ‘같이 쓰는 서재’를 통해 기증받은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있다. 한화투자증권 제공
이달 12일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포천중리초교 학생들과 김종술 한화투자증권 인사지원팀장(뒷줄 가운데), 최호경 교장(김 팀장 오른쪽)이 한화투자증권의 사회 공헌 프로그램 ‘같이 쓰는 서재’를 통해 기증받은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있다. 한화투자증권 제공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지만 연말을 힘겹게 나고 있는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지 않았다. 겨우내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담기 위해 산더미처럼 쌓인 배추와 씨름하고 연탄을 배달하느라 검댕을 온몸에 가득 묻히는 ‘증권맨’들이 많았다. 수익률보다는 온정을 쫓은 현장을 들여다봤다.

‘스테디셀러’ 연탄 나르기

올해도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많이 택한 나눔 활동은 연탄 기증이었다. 한겨울 소외 계층에 가장 필요한 물품이기도 하고 많은 직원들이 일렬로 서서 연탄을 날라야 하는 특성상 직원들 끼리 화합도 다질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얼마 전 유창수 부회장과 임직원 100명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쪽방촌을 찾아 50가구에 연탄 1만 장을 전달하는 행사를 벌였다. 이 회사는 연말 연탄 기증 외에도 전 임직원들이 복지 기관을 정해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김원규 사장과 임직원 40여 명이 영등포 일대 쪽방촌을 찾아 연탄 5000장과 김치 2000포기를 전달했다. 회사 측은 “연탄 구입비는 임직원들이 월급의 일부분을 매달 조금씩 기부해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박현주재단과 미래에셋그룹 임직원들은 지난달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저소득층 가정에 연탄 7000장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이번 겨울동안 각 계열사 자체 봉사활동을 통해 총 5만여 장의 연탄을 기증할 계획이다.

HMC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신영증권 등도 최근 노원구 중계동과 은평구 수색동의 저소득층 가정을 찾아 각각 수천 장의 연탄을 기증했다.

김치에 마음을 담아

김치를 담가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하는 행사도 줄을 이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박종수 협회장과 협회 소속 임직원, 49개 회원사 임직원 430여 명이 참여해 김장 3만 포기를 담가 이를 저소득층 가구 6000여 곳과 사회복지시설 250곳에 전달했다.

현대증권은 이달 초 영등포 노인종합복지관과 무의탁 어르신 가정 100여 곳을 방문해 김치와 쌀, 조미료 등 생필품을 전달했다. 회사 측은 “김치 외에도 어르신들이 겨울을 보내는 데 필요한 물건을 파악해 이를 함께 전해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IBK투자증권도 지난달 사내봉사단체 회원 70여 명이 구로구청에서 김치 2000포기를 담가 구로구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했다. 회사 측은 “연말 김치 기증 외에도 저소득층 자녀 방과 후 활동 지원, 환경정화활동 등을 연중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눔은 이제 일상”

나눔 활동을 연말에 몰아서하는 대신 연중 내내 벌이는 회사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SK증권은 2011년부터 증권사 콜센터 상담원들이 독거노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고 통화가 며칠 간 되지 않을 경우 사회복지사에게 이를 전달하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 측은 “단순한 안부 전화가 아니라 어르신들이 접하기 어려운 각종 지원 제도나 건강 정보 등을 함께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KB투자증권은 아프리카 신생아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모자 뜨기’ 캠페인에 지난해부터 참여하고 있다. 올해는 직원 100여 명이 참가해 모자 150여 개를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아프리카에 보낼 예정이다.

사내 직원들의 취미나 전공을 살린 ‘재능기부’형 나눔 행사도 눈길을 끌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3일 사내 록 밴드 ‘을지로밴드’의 콘서트를 열고 이 행사에서 모인 입장료 수익을 전액 자매결연 단체에 후원금으로 전달했다. 회사 측은 “직원의 취미와 재능을 살리면서 지역 사회에 공헌도 할 수 있는 활동을 계속 발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사내 봉사단체 ‘참벗나눔 봉사단’은 지난달 시흥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40명을 초청해 어린이 경제 교실 행사를 진행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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