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후보 공모 포기 검토…“사내외 추천방식만 고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19일 03시 00분


“공모+추천 병행시 선정과정 혼선” 승계협의회, 20일 최종 결론낼 듯

지난달 정준양 회장의 사의 표명 후 차기 회장 후보를 물색 중인 포스코가 후보자 공모 방식을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영선 포스코 이사회 의장(전 한림대 총장)은 18일 “최근 회장 내정자를 선정한 KT가 공모와 헤드헌팅 업체 추천을 병행했더니 40명이 넘는 후보가 몰려 선정 작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를 하지 않고 사내 후보자와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추천받은 외부 인사만으로 ‘후보자 리스트’를 작성하는 방식을 이사회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아직 결론이 난 것은 아니지만 공모제 방식에 대해 이사회 멤버들 사이에 부정적 의견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2009년에도 차기 회장 후보들을 공모하지 않고 정준양 당시 포스코건설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 2명만 후보로 올려 자격심사를 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번에는 외부 인사도 차기 회장 후보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사내외 후보자들을 공모할 경우 최종 후보자를 압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진행 과정에서 갖가지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달 25일 이 의장과 이창희 이사후보추천위원장(서울대 교수), 한준호 평가보상위원장(삼천리 회장) 등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인 김응규 포스코 부사장을 멤버로 하는 ‘승계협의회’를 구성했다. 승계협의회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포스코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가 구성되기 전 사내외 인사들 중 차기 회장으로 적합한 후보자들을 물색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승계협의회가 후보자 추천 방식에 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만큼 당초 포스코 정기 이사회가 열리는 20일로 예상됐던 ‘CEO 후보추천위원회’ 발족도 상당 기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장은 “승계협의회에서 20일 외부 인사 추천 방식에 대해 결론을 낼 예정”이라며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승계협의회에서 구체적인 후보자 리스트를 작성한 뒤에나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승계협의회는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외부 인사 추천을 받으면 그중 차기 회장으로서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인사들을 추릴 계획이다. 여기에다 사내 후보자들을 더해 ‘후보자 리스트’를 만들어 CEO 후보추천위원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포스코 안팎에서는 “누가 청와대로부터 낙점을 받았다”, “사내 이사 중 누가 유력하다”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의장은 “아직까지 포스코 차기 회장과 관련해 외부로부터 어떤 이야기도 들은 바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포스코#승계협의#포스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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