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섬유화학 41년… 신뢰구축 외길경영, 장수기업 실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6일 03시 00분


㈜동림유화

㈜동림유화 베트남 법인 전경
㈜동림유화 베트남 법인 전경
‘거래기업 또는 소비자와의 오랜 신뢰 구축’과 ‘한 우물 경영’. 이 둘은 장수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비결. 여기에 ‘독보적인 기술 유지’를 더할 수 있다.

인천 남동구 고잔동에 있는 ㈜동림유화(대표 서봉준·www.donglimechem.com)도 그런 기업이다. 2대째 가업을 잇고 섬유화학 한 분야에서 업력 40년 넘게 장수하고 있다.

1973년 서울 영등포에서 창업한 ㈜동림유화는 섬유염색 가공 산업에 꼭 필요한 염색가공용 조제를 주로 생산한다. 지난 41년 동안 우수한 기술력과 거래처 간의 돈독한 신뢰를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현재는 인천 남동공단에서 창업자 서종훈 회장의 아들인 서봉준 대표가 2세 경영인으로 기업을 이끌고 있다.

㈜동림유화의 주력 분야는 섬유염색 가공용 보조제로서 공정 품질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는 계면활성제(표면활성제)다. 특히 성능 강화를 위해 여러 계면활성제를 배합한 ‘조제 계면활성제’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계면활성제는 그 종류를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사용 범위가 넓어 우리 생활과 밀접한 화학물질이다.

㈜동림유화의 섬유염색용 계면활성제는 옷감에 염료를 넓게 퍼지게 해주는 효과를 낼 때나 섬유를 부드럽게 만들 때 사용한다. 이 회사는 섬유용 조제뿐 아니라 편직바늘 윤활유, 특수코팅제 등 용도에 딱 맞는 고기능 제품을 만들어 각종 산업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원료 수급과 대량 생산체제, 고유의 원가절감 노하우를 갖고 있는 ㈜동림유화의 제품은 합리적인 가격에 해외 제품과 대등한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1991년 섬유염색가공용 조제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독일의 풀크라케미칼스사와 독점원료 공급계약 및 기술제휴를 맺었다. 계면활성제는 원료비가 회사마다 거의 동일해 품질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동림유화는 글로벌 마켓리더의 기술력이 뒷받침돼 해당 분야에선 품질과 공급능력 모두 1위가 된 것이다.

㈜동림유화의 성장비결 중 첫손에 꼽는 것은 기술적 소양이 뒷받침된 마케팅 능력. 독일로 날아가 기술을 전수받은 전문 인력들이 직접 현장에서 영업을 뛴다. 기존의 고전적인 영업방식에서 탈피해 ‘전문가가 찾아가는’ 서비스를 구축한 것이다.

㈜동림유화는 내년부터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해외시장에서는 2003년 온두라스, 과테말라에 진출한 데 이어 2006년 베트남, 2009년 인도네시아에도 거점을 확대하며 해외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 “직원 해외연수 확대로 글로벌 마케팅 강화” ▼
인터뷰 / 서봉준 대표


“최근 염색 폐수에서 페놀이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다기능성 복합제를 개발해 내년 사업전망이 매우 밝습니다. 이제는 해외마케팅에 더욱 집중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것입니다.”

㈜동림유화 서봉준 대표(사진)는 선대로부터 경영권을 인수받은 뒤 회사를 알차게 키웠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폐수처리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복합제를 독일 기업과 공동 개발해 잠재 수요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한양대 섬유공학과를 나온 서 대표는 실무를 두루 거치고 기술개발과 연구개발을 병행하다 2002년 ㈜동림유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는 섬유염색 계면활성제 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표시한다. 그는 단순히 전공을 살려 가업을 잇는다는 책임감에만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세계 8위 섬유수출국이며 세계 5위의 섬유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섬유화학 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축적된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섬유에 필요한 모든 제품군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며 “이를 바탕으로 섬유전문 화학기업으로 착실하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했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2008년 리먼 사태 후 환율이 널뛰기하면서 한때 패닉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서 대표는 “당시 수출이 뚝 끊겨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며 “제2의 리먼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환율 정책을 꼼꼼히 챙기고 중소기업 경기부양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제 서 대표는 핵심제조 기반 기술과 공정기술에 대한 인력 양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추지 않으면 더이상 선도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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