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그를 비롯한 중국의 공해 문제가 한국 환경 기업들에는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시장 진입이 어려웠던 한국 중소기업들은 현지 대기업과 손잡고 기술과 자본을 결합하는 형태의 사업 모델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국의 11개 환경 관련 중소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재생자원개발유한공사(이하 공사)와 ‘한중 글로벌 대중소 동반 협약’을 맺고 환경시장을 공동 개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7일 체결한 이번 협약은 환경산업기술원의 주도 아래 한국 중소기업이 기술을 제공하고, 공사는 현지 프로젝트 발굴 및 수주, 사업자금 투자 등 역할을 맡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협약에 참가한 중소기업은 △포스벨 △동성에코어 △알티아이엔지니어링 △엔코아네트웍스 △이에이텍 △원진엔비텍 △한국워터테크놀로지 △에치플러스에코 △신강하이텍 △세기종합환경 △첨단환경 등 모두 11개사다.
공사는 1989년 설립된 중국 최대의 재생자원 회수 업체다. 중국 전국에 걸쳐 50여 개 지사 및 자회사를 두고 있다. 총 직원 3000여 명에 매출은 158억 위안(약 2조7600억 원· 2010년 기준)에 이른다. 취촨젠(屈傳建) 공사 부회장은 “각국의 환경 관련 기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생존하려면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며 “공사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기술적 우위를 충분히 활용해 한중 간 동반협력을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중국에 두고 있는 환경산업협력센터를 통해 현지 사업 발주기관과 한국 기업을 연결해주고 해외 진출 상담 등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행사를 총괄 기획한 김두환 산업이사는 “이번 협약은 대형 프로젝트 수주 능력을 갖고 있는 중국 현지 대기업과 우수 기술을 보유한 한국 중소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현지사업형 모델’을 발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제12차 5개년 계획(2011∼2015년) 기간에 3조 위안(약 525조 원)을 환경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국의 환경 관련 기업이 중국 진출을 모색했지만 현지 국영기업과 대기업이 대부분 산하에 환경사업 부문을 갖고 있어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다.
중국 기업과 합작하는 경우 기술 제공과 함께 선(先)투자를 요구하는 점도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에는 큰 애로가 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은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을 추가로 발굴해 중국을 환경산업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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